◇ 대청제국 1616∼1799/아시바시 다카오 지음·홍성구 옮김/336쪽·1만5000원·휴머니스트
만주족은 중국 대륙을 정복하고 청나라를 세울 때 총인구가 100만 명도 되지 않았지만 1억 명의 한족을 지배할 수 있었다. 300년의 지배 기간(1616∼1912)은 진(秦) 후한(後漢) 수(隋) 원(元)나라보다 길고 명(明)나라와 비슷했다.
만주족이 중국을 장기간 지배했던 원동력에 대해 많은 학자는 청의 군사력이 막강했다거나 만주족이 한족의 문화에 동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족 중심으로 청을 바라본 것이다. 저자는 만주족의 시각에서 청 왕조의 힘을 분석한다.
저자는 청의 전신인 후금을 세운 누르하치부터 영토를 최대한 확장한 건륭제에 이르는 1616∼1799년 6대에 걸친 청 황제의 역사를 살피면서 다민족 국가로서 청에 주목한다.
만주족은 누르하치가 등장할 때까지 중국 동북부 비장에서 수렵과 채집을 중심으로 생활하던 가난한 민족이었다. ‘중심’이 아니었기 때문에 다른 민족을 수용하는 ‘세계성’을 갖출 수 있었다.
한족을 지배한 만주족 왕조인 청은 ‘이(夷)’와 ‘화(華)’가 동거하는 양면성을 뜻하는 ‘이화일가(夷華一家)’로 요약할 수 있다. 저자는 여기에 몽골, 티베트, 위구르 민족까지 아우르는 다민족 국가로 청을 규정한다. 이 책은 한족은 직접 지배하면서 몽골, 티베트, 위구르는 간접 지배한 청의 통치방식이 현대 중국으로 계승돼 현재의 몽골, 티베트, 위구르 지역에서 자치구제가 시행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