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척의 결혼식장에 참석하고 피로연회장에 갔다. 혼주가 간단한 정식만을 하객에게 대접하기 미안하니까 몇 가지 음식을 집에서 만들어 왔다. 한눈에 보아도 정성이 담뿍 들어간 부침개며 떡이며 여러 가지가 있었다. 앉아서 식사하던 손님이 나갈 때 보니까 손도 안 댄 음식까지 종업원들이 잔반통에 쓸어 담았다.
하도 아까워 우리 앞의 남은 음식을 비닐 봉투에 담았다. 혼주는 반색을 하며 다가와서 자기들도 밤새 장만한 음식을 버리는 모습을 보고 아깝지만 말도 할 수 없었다며 고맙다고 했다. 다른 사람도 하나 둘씩 따라 했다. 음식점은 처리할 쓰레기가 줄어들어 좋고, 하객은 맛있는 음식을 갖고 가서 좋으니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셈이다.
일반 음식점도 마찬가지다. 손님이 먹다 남은 음식을 버리면 낭비가 아닌가. 남은 반찬을 다시 사용하면 위생문제로 비난을 받는다. 서양 식당에서 자기가 먹다 남은 음식을 싸서 가져가듯 우리도 자기가 먹던 남은 음식을 싸갖고 가자. 포장 용기와 봉투는 돈을 내고 구매하면 어떨까. 모든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이런 간단한 방식으로 자원을 절약하고 음식물 쓰레기로 생기는 오염을 막도록 하자.
유석희 서울 서초구 서초2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