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혁적 리더십 절실한 때…
변혁적 리더십(Transforming Leadership)이라는 용어는 미국의 정치학자 제임스 맥그리거 번스가 1978년 처음 사용했다. 그는 미국을 변화시킨 리더들을 분석한 저서 ‘변혁적 리더십’을 통해 이 용어를 쓰기 시작했다. 변혁적 리더십의 핵심은 리더가 조직 구성원의 사기를 고취시키기 위해 미래의 비전과 공동체적 사명감을 강조하고, 이를 통해 조직의 장기적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이는 단기 성과를 강조하고 보상으로 부하의 동기를 유발하려는 거래적 리더십(Transactional Leadership)과의 결정적 차이점이다.
1985년 버나드 배스라는 학자가 변혁적 리더십을 확대 발전시킨다. 정치적 리더십을 연구한 번스와 달리 배스는 비즈니스 리더들을 집중 연구해 변혁적 리더의 특징을 △미래에 대한 확고한 비전과 자기희생 △조직 구성원에게 영감 불어넣기 △지적 자극 △개별적 배려라는 4가지 행동으로 요약했다.
이때 리더가 사용해야 할 중요한 도구가 바로 자기희생이다. 직원들은 리더의 자기희생을 보면서 스스로 결전의 의지를 다지고 주인 의식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1970년대 말 리 아이어코카 회장은 파산에 몰린 크라이슬러의 회생을 위해 국회에서 구제금융을 요청하며 연봉을 1달러만 받겠다고 선언했다. 지금은 많은 최고경영자(CEO)들이 연봉 1달러를 외치며 구조조정을 단행하지만 당시에는 이 선언이 거의 혁명적이었다.
변혁적 리더는 조직 구성원에게 영감을 불어넣을 때도 다양하고 창의적인 방법을 시도한다.
상상을 뛰어넘는 방법으로 구성원들을 자극시키는 CEO는 버진 그룹의 리처드 브랜슨이다. 브랜슨은 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미국 무선통신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면서 당시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10대 고객층을 겨냥했다. 대표적 예가 브래드 피트의 목소리로 여고생들에게 매일 모닝콜을 제공하는 서비스였다. 이를 통해 그는 미국 시장 진출 3년 만에 3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변혁적 리더는 또한 지적 자극을 통해 부하 스스로가 문제에 대한 창의적 해법을 발견하도록 도와준다. 2000년대 초 제록스는 170억 달러에 달하는 채무에 신음하고 있었다. 2002년 구원투수로 영입된 앤 멀케이 회장은 우선 기존의 복사기 비즈니스 모델부터 과감히 청산하고, HP가 독점하던 프린터 시장에 진출했다. 그녀는 항상 직원들에게 ‘어떻게 하면 제록스가 고객이 요구하는 포괄적 정보기술(IT) 솔루션을 완벽하게 제공할 것인가’를 고민하라며 제록스의 변신을 이끌어냈다.
개별적 배려는 변혁적 리더가 부하 개개인의 욕구와 기대를 파악하고 이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노력하는 행동을 말한다.
1990년대 초 파산 직전의 IBM을 구해낸 루 거스너 회장은 엄격한 과정을 통해 IBM의 차세대 리더를 선발해 이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도록 업무 내용과 근무 부서를 전략적으로 결정해줬다. 그 자신이 충실한 멘터 역할과 코칭도 수행했다.
개별적 배려에 기반한 거스너의 변혁적 리더십 덕에 IBM은 수많은 인재를 배출했다. 그중 1명이 거스너 밑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지냈으며, 결국 거스너의 후계자로 뽑힌 현 CEO 샘 팔미사노다.
정동일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 정동일 교수는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빙엄턴 뉴욕주립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샌디에이고주립대 교수를 거쳐 2008년부터 연세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04년에 미국경영학회 서부지부로부터 ‘올해의 유망한 학자상’을 받았다. 주 연구 분야는 리더십과 조직행동론이다.
‘경영지식의 무한보고-동아비즈니스리뷰(D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