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철-지존파와 닮은 꼴
경기 서남부 지역 부녀자 연쇄실종사건이 군포 연쇄살인사건 피의자 강호순 씨의 단독범행으로 드러나면서 또 한 명의 연쇄살인범의 등장에 사회가 큰 충격을 받고 있다.
강 씨가 연쇄살인을 저지르면서도 죄책감을 못 느끼고 태연하고 대담하게 행동한 점, 잔인한 수법 등은 유영철 등 역대 연쇄살인범들과 닮은꼴이다.
그가 살해한 7명 중 3명은 2007년 1월3일부터 7일까지 불과 5일 사이에 연쇄적으로 살해돼 암매장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또 범행에 이용한 차량과 옷가지, 범행도구들을 버젓이 방치했다가 최근에 경찰수사망이 좁혀오자 뒤늦게 소각하는 대담성도 보였다.
그는 검거된 이후에도 여죄를 추궁하는 경찰에 “물증을 가져오면 자백하겠다”며 큰소리를 쳐 수사진을 놀라게 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속속 드러나는 강 씨의 범죄행각과 수법, 동기를 보면 범죄를 저지르면서 전혀 거리낌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또 하나의 사이코패스 범죄(반사회적 인격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의 대표적인 연쇄살인은 유영철이 2003년 9월부터 2004년 7월까지 노인과 부녀자 등 21명을 살해하고 시신 11구를 토막 내 암매장한 사건이다.
아내와 이혼한 후 여성들에 대한 적개심을 품고 범행을 시작한 유영철은 “경찰에 잡히지 않았으면 100명까지 살해할 생각이었다”고 말해 큰 충격을 줬다.
서울 서남부 지역 연쇄살인범 정남규는 2004년 2월부터 2006년 4월까지 모두 25건의 강도상해, 살인 등을 저질러 13명을 숨지게 하고 20명에게 중상을 입혔다.
그도 살해와 방화를 통해 만족을 얻기 위해 무차별적인 살인 행각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두영은 1999년 6월∼2000년 4월 철강회사 회장 부부 등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의 부유층 9명을 잇달아 살해했다.
2002년에는 20대 두 명이 승용차를 택시로 위장해 몰고 다니며 경기 수원, 용인 일대에서 3일간 여성 5명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시신을 트렁크에 싣고 다니다 붙잡히는 엽기적인 면모를 보였다.
1994년 추석 연휴에는 김현양 등 조직폭력배 6명이 사업가 부부 등 5명을 살해한 뒤 시신을 암매장하거나 불태워 버린 ‘지존파’ 사건이 발생했다. 또 같은 해에는 부녀자 6명을 연쇄납치하고 살해한 온보현 사건이 터져 사회를 불안 속으로 몰아넣었다.
1986년 9월∼1991년 4월 경기 화성 일대에서 부녀자 10명이 성폭행당한 뒤 잔인하게 연쇄살해된 사건은 아직 범인을 잡지 못한 채 공소시효가 지났다.
안산=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동아닷컴 신세기, 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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