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팀 감독시절 테헤란서 승리 등 기분좋은 추억 가득
이란은 국가대표팀에게는 악몽의 장소이지만, 허정무 감독에게는 좋은 기억이 있는 곳이다.
한국은 이란대표팀과 맞대결에서 8승5무8패로 호각세를 보이면서도 정작 테헤란 원정에서는 1무2패로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따라서 월드컵행의 분수령이 될 시기에 원정을 나선 것이 부담스러울 법도 하지만 허 감독은 자신에 차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허 감독은 2000년 올림픽대표팀을 이끌고 테헤란에서 열린 4개국 초청대회에 참가해 우승했고, 그 해 올림픽 직후 열렸던 레바논 아시안컵에서는 이란을 2-1로 꺾었다.
허 감독이 “이란 선수들은 힘 있고 기술도 좋은데다 홈에서 강하다. 하지만 나도 지도자로서도 중동 경험이 많다. 차분한 경기로 찬스를 잡아나가겠다”며 내심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다.
더구나 2004년 3월 테헤란에서 벌어진 아테네올림픽 최종예선에서 이란을 물리칠 때 주역이었던 김정우(성남), 김영광(울산), 김치곤(서울), 김동진(제니트) 등이 현 대표팀의 주축 멤버라는 점도 좋은 징조다.
다음 달 11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이란과의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4차전을 앞두고 중간 기착지인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두바이에 29일 오후 도착한 대표팀은 현지에서 약 1주일 간 담금질을 하며 시리아(2월 1일 오후 11시), 바레인(2월 4일 오후 11시)과 연달아 평가전을 치를 계획.
허 감독은 1차 평가전 상대인 시리아에 대해 “시리아는 이란과 마찬가지로 체격이 좋고 거친 축구를 구사한다. 지금은 이것저것 실험할 상황은 아니다”며 이번 평가전에서 이란전을 대비한 전술을 구사해 조직력을 다져나갈 뜻을 내비쳤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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