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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머천다이즈 쇼 새 트렌드] 거리측정? 첨단GPS-레이저로 뚝딱

입력 | 2009-01-31 08:31:00


14개의 클럽만으로 골프가 해결되는 시대는 끝났다.

29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 오렌지카운티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09 PGA 머천다이즈 쇼는 번뜩이는 아이디어 상품과 풍성한 볼거리, 골퍼들의 참여도를 높인 다양한 즐길 거리가 가득했다.

올해로 56회째를 맞는 미 PGA 머천다이즈 쇼(올랜도 용품 쇼)는 장기화된 경기 침체의 여파로 과거보다 규모가 축소됐다.

지난해 30여 개 국에서 1400여 업체가 참가했지만 올해는 1100여 업체로 줄었다. 국내에서도 매년 10여 곳 이상의 골프관련 업체들이 용품 쇼에 참여해왔지만 올해 그 수가 대폭 줄어들었다.

○GPS 등 디지털 장비 인기

규모는 줄었지만 이번 용품 쇼에서는 예년과 다른 새로운 골프풍속도를 보였다. 가장 큰 변화는 디지털 장비의 급속한 성장이다.

골프 룰의 변경에 따라 GPS 거리측정기와 얼라인먼트 디지털 캐디 등 새로운 장비가 눈길을 끌었다.

2∼3년 전까지 골프 용품 쇼는 유명 메이저 클럽메이커들의 신제품 발표가 주류를 이뤘다. 새로 출시되는 드라이버와 아이언, 퍼터 등을 선보이며 바이어와 골퍼들의 반응을 살피는데 주력했다.

유명 스타들의 사인회는 전시회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박세리, 미셸 위, 타이거 우즈 등을 지도했던 티칭전문가 데이비드 레드베터와 크리스티나 리키는 사인회 및 기념촬영 등을 통해 전시회의 열기를 고조시켰다.

6년째 올랜도 머천다이즈 쇼에 참가하고 있는 골프버디코리아 허원경 대표이사는 “예년에 비하면 규모가 30% 정도 줄어들었다.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 침체의 여파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와 다른 점은 클럽 위주에서 다양한 장비와 여행 등으로 분야가 넓어지고 있다. 골퍼들도 클럽보다는 새로운 장비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골프문화가 새로운 분야로 발을 넓혀가는 분위기다”고 설명했다.

뉴로네이드 전경천 대표이사도 “처음 출품했는데 상당한 반응이다. 이 정도의 폭발적인 반응을 기대하지 않았는데 골퍼들의 달라진 골프문화를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용품 쇼의 변화는 디지털 장비가 이끌었다. GPS와 레이저를 이용한 거리 측정 장비와 각종 옵션이 제공된 골프카트 등은 아날로그 시대를 지나 골프의 디지털 시대를 선도했다. 경기 중 거리 측정에 대한 규제가 사라지면서 정확하게 남은 거리를 측정해주는 첨단 GPS 장비는 핸디캡을 낮춰줄 비밀병기로 평가받았다.

국산 골프용품업체 뉴로네이드의 디지털 얼라인먼트 장비 비캐디(b:Caddy)는 용품 쇼에서 첫 선을 보임과 동시에 뜨거운 호응을 얻어 미국 시장 진출의 전망을 밝게 했다. 항공기 등에 사용되는 자이로센서를 부착해 타깃 라인과 평형을 이루는 셋업을 도와주는 비캐디는 올바르게 방향을 설정하지 못하는 아마추어 골퍼들의 특성을 파악한 새로운 장비로 화제가 됐다.

○골프도 개성시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인기는 골프에서도 이어졌다.

오바마의 얼굴이 새겨진 볼마커와 볼타월 등은 미국의 골퍼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품목으로 떠올랐다.

다양한 개성연출이 가능한 액세서리도 크게 증가했다. 타월에 클럽별 스탠스의 위치를 그려 넣은 티칭타월, 허리를 굽히지 않고도 볼을 집어 올릴 수 있는 하드볼 케이스, 전 세계 유명 골프장의 네임텍, 코스 공략도가 새겨진 골프우산, 슬라이스를 방지하는 바이오밴드 등 크기는 작지만 알찬 성능을 지닌 아이디어 용품들이 골퍼들의 지갑을 열게 했다.

○사인볼 하나에 1000만원

유명 선수의 사인볼은 부르는 게 값. 전시회장에서 골퍼들의 발길을 머물게 만드는 이색 코너도 눈길을 끌었다. 유명 선수의 사인이 새겨진 골프볼과 마스터스 캐디재킷 등을 판매하는 기념품 코너는 골퍼들로 하루 종일 북적였다. 기념품 코너에서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사인볼로 가격은 볼 하나에 6500달러다. 60년 전 발행된 골프잡지는 495달러에 판매됐다.

그러나 경기 불황의 여파 때문인지 골프볼의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올랜도|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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