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입학시험에서 영어를 뺀 모 대학을 칭찬한 교수의 글을 본 적이 있다. 영어 필기 시험은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고 획일적이어서 서류와 면접 중심의 선발 방식이 더 우수하다는 요지였다. 그러나 서류와 면접 전형은 대학의 처지에서나 수험생의 처지에서 결코 편한 방식이 아니다.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서류 및 면접 전형에 대한 확신을 주려면 학업성취도나 잠재력을 다양한 측면에서 전문적으로 판단 및 평가할 수 있는 전문가 집단을 육성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평가 주체의 주관성 및 평가 방법의 작위성의 논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영어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선발 방식이 완벽하다고는 말하기 힘들다. 이 방식이 획일적이며 신뢰성과 타당성을 확보하는 데 부족한 측면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어 위주 전형이 행정편의주의라서 다른 전형이 완벽하다는 논리는 네거티브 발상일 뿐이다.
입시 정책은 예측 가능해야 한다. 그래야 수많은 수험생의 오랜 노고와 희망을 꺾지 않고 체계적이며 지속적인 자기 숙련을 기대할 수 있다. 이 점에서 보면 영어 시험 전형은 여러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수험생의 최대한을 묻는 평가가 아니라 최소한을 확인하는 시험으로서의 가치가 있다.
이재은 도서출판 꿈을담는틀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