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 ‘모의고사’ 시리아전서 전술구사 없이 무승부
팀 조율 해외파 공백 아쉬워…신예 하대성 맹활약 위안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으나 분명 아쉬움은 남는다.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 원정 경기(11일)를 앞둔 허정무호가 올해 첫 실전이었던 시리아와 평가전에서 1-1로 비겼다. 당초 허정무 감독은 “2차례 평가전은 이것저것을 시도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새로운 실험보단 기존 전술의 완성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허 감독은 당초 의도대로 전술을 구사하지 않았다. 아울러, 요소요소에서 힘을 실어줄 해외파 공백이 아쉬웠다.
○박지성이 필요했던 대표팀
매끄럽지 못한 볼 배급이 열흘 남짓 다가온 이란전 필수 과제로 남았다. 붙박이 중원 요원 기성용이 이른 시간에 부상을 입고 하대성과 교체된 뒤 전반전 한동안 대표팀은 시리아의 거센 압박에 흔들렸다. 미드필드에서 공격진으로의 패싱은 자주 끊겼고, 주 공격 루트로 삼고 있는 측면 침투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3-4-3 포메이션의 좌우 측면을 맡은 김치우-최효진은 나름대로 분전했으나 중앙에서 팀 전체를 조율해줄 멤버가 없었다. 사이드와 미드필드 중앙을 폭넓게 오갈 수 있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백이 여실히 느껴진 순간. 좌우 윙 포워드 염기훈과 이근호는 빠른 주력을 바탕으로 돌파를 시도했지만 대부분 시리아 수비진에 막혔고, 이정수 등 수비진의 공격 가담이 거의 이뤄지지 못했다. 측면 공략은 이근호가 왼쪽으로 이동했을 때만 활발해졌을 뿐. 하지만 A매치 2회 출장에 불과한 하대성의 활발한 플레이는 위안거리였다.
○디펜스 보강, ‘이상 무’
‘킥오프와 종료 5분을 주의하라’는 오랜 속설이 있다. 허정무호는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종료 직전 중거리 슛을 내줘 비기고 말았다. 상대적으로 뒤로 처진 듯한 수비진의 소극적인 플레이가 아쉬웠다. 전진 플레이로 상대를 압박하지 못한 것. 이정수-조용형-강민수가 이뤘던 스리백은 불안했다. 하지만 김동진(제니트)이 투입된 후반전은 달랐다. 익숙한 포백 시스템을 이룬 대표팀은 좌우 풀백 김동진과 김창수의 오버래핑으로 공격에 탄력을 받았다.
사실, 해외파의 연이은 합류로 가장 큰 도움을 받는 포지션은 수비진이다. 좌우를 담당할 수 있는 이영표(도르트문트)뿐 아니라 오른쪽 사이드 요원 오범석(사마라)이 있다. 이들이 합류하면 다양한 옵션이 가능하다. 걸림돌은 기존 멤버와의 조화와 현지 적응 문제. 허 감독은 “경기 이틀 전 합류하면 어려울 수 있다. 만약의 경우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