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뻐 죽겠다”는 김승영 단장의 말은 허투루 나온 게 아니다.
미야자키에서 훈련중인 그에 대해 코칭스태프는 물론이고 프런트까지 칭찬일색이다. 그만큼 예전보다 더 열심이고, 어느 해보다 더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고 있다. 올 시즌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성적을 보여줄 것이란 기대감을 품기에 충분할 정도다.
일본 진출을 노리다 꿈이 무산된 두산 김동주(33)가 실패의 아쉬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털어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단순히 말뿐이 아니라 땀으로 보여주고 있다. 여느 해 스프링캠프 때보다 한결 더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김동주는 2일 “꼭 다시 챔피언 반지를 끼고 싶다”며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친 아쉬움을 올해는 반드시 털어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2007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일본 진출을 추진한 그는 “이제 사실상 해외 진출은 어렵다고 봐야한다. 아쉽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면서 “한편으로 (일본 진출을 시도했던 것에 대해) 구단에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그래서 더 우승하고 싶다”고 밝혔다.
선배였던 안경현(SK)과 후배인 홍성흔(롯데), 이혜천(야쿠르트) 등이 올 시즌을 앞두고 팀을 옮기면서 ‘OB 멤버’ 중 홀로 남은 그는 “어느 때보다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두산의 전신 OB 시절이던 1998년 곰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김동주는 현재 두산 선수 중 유일한 ‘OB 출신’. 그만큼 팀에 오래 있었다는 뜻이고, 그런 까닭에 올 시즌은 지난해와는 또 다른 의미로 다가 오고 있다고. 더욱이 2년 연속 주장까지 맡아 그의 어깨는 어느 때보다 무겁다.
“전지훈련에 오기 전 다이어트를 하면서 살을 뺐는데 미야자키에 온 뒤로 많은 운동을 하면서 먹기도 많이 먹어서인지 몸무게가 더 줄지 않는다”고 농담을 건넨 그는 올 시즌 목표에 대해 “몇개 홈런을 치고 몇개 타점을 올리겠다는 개인적인 목표는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팀내 위치가 있는 만큼 주변에서 실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시즌을 치르다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야자키(일본)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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