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아이가 감기에 걸려 병원에서 처방을 받은 후 약국에 갔다. 처방전을 준 뒤 소파에 앉아 기다리다가 봤더니 맨손으로 약을 만지고 있었다. 마음 같으면 당장 일어나 왜 비위생적으로 제조하느냐고 따지고 싶었으나 어린 자식이 먹을 약을 조제하는 사람한테 그렇게 하기도 부담스러워 그냥 참고 말았다.
요즘 동네의 손바닥만 한 토스트 가게에서 일하는 아줌마도 고무장갑을 끼고 만들다가 돈 내줄 때는 장갑을 벗을 정도로 위생관념이 철저하다. 누구보다도 위생에 철저해야 하는 약사들이 그러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음식점의 조리공간이 완전 밀폐돼 내부를 볼 수 없듯이 약국도 조제공간이 대부분 보이지 않는다. 약국은 조제실을 밀폐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우인순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