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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핀 포인트]프로골퍼의 자존심 ‘스폰서 로고’

입력 | 2009-02-06 02:59:00


프로 골퍼는 자신의 모자 정면에 새기는 메인 스폰서 기업의 로고에 따라 자부심이 달라진다는 얘기가 있다. 외부 노출이 크다 보니 후원사의 규모나 인지도가 클수록 선수는 힘이 솟는다. 최근 국내 한 중견 골퍼는 대기업과 계약이 끝났는데도 “계약금 없이 계속 로고만 달면 안 되겠느냐”고 요청하기도 했다.

반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뛰는 한국 선수 사이에는 지명도가 낮은 기업의 후원을 받으면 “거기 뭐하는 데냐”며 짓궂은 농담을 듣기도 한다.

그나마 스폰서조차 없으면 “어딘가 초라한 것 같다”고 말하는 선수가 많다.

국내 지존 신지애는 하이마트와 계약이 끝난 뒤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5일 개막된 ANZ 레이디스 마스터스에 로고 없는 흰색 모자를 쓰고 출전했다.

모자 로고에 관심이 집중되다 보니 이를 둘러싼 다양한 화제가 쏟아진다.

박세리는 2002년 선글라스로 모자(사진)에 인쇄된 후원사 삼성의 로고를 자주 가려 갈등설을 부추기다 결국 결별했다. 박세리는 CJ와 계약이 끝난 지난해에는 주로 언니가 직접 디자인한 ‘S’ 로고가 박힌 모자를 착용했다.

박지은은 2000년 LPGA 데뷔 후 3년 가까이 스폰서가 없었는데 대신 아버지가 인수한 기업의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 로고를 단 적도 있었다.

지난해 박인비는 ‘무적’ 신세로 출전한 US여자오픈에서 LPGA 로고가 그려진 모자를 쓰고 우승했다. LPGA는 후원사가 없는 선수들에게 투어의 모자나 백을 쓰게 하고 5위 이내에 들면 1000달러를 보너스로 주고 있다.

‘패션의 마무리’라는 모자가 필드에서는 이처럼 또 다른 사연을 지니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