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오른쪽)가 5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민주당 민주정책연구원 주최 조찬모임에 참석해 ‘대안이 있는 정당이 신뢰를 얻는다’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박 이사 왼쪽은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원혜영 원내대표. 연합뉴스
박원순, 민주 강연회서 쓴소리
“정책대안 중요… 한달만 지하철 타고 다녀보라”
“야당이 늘 반대만 하면 국민은 피곤하다.”
박원순(변호사)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5일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이 주최한 초청강연회에서 “아무리 좋은 반찬도 늘 똑같이 상에 오르면 지겹다”며 “투쟁보다는 정책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야당으로서 어쩔 수 없이 반대해야 할 일이 많겠지만 반대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시위를 하더라도 창의적인 방법이 세상을 변화시킨다”며 ‘희망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민주당 의원들이 내일부터 승용차를 버리고 한 달만 지하철을 타면서 국민과 소통하면 다양한 정책이 나오고 선거운동이 절로 될 것”이라며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은 큰 정치가 아니라 작은 정치”라고 강조했다.
박 이사는 이어 “민주당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다고 하지만 새로운 철학과 비전을 통해 변화하면 삽시간에 상승할 것”이라며 “늘 전선(戰線)이 있지만 후방에서는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정당은 집권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일침에 민주정책연구원장인 김효석 의원은 “정신이 번쩍 든다. 투쟁만 하면 정당이 아니라 대학 총학생회나 다름없다”며 “대안이 있어야 강한 투쟁을 할 수 있다”고 공감을 나타냈다.
한편 민주당의 60세 이상 원로의원 모임인 ‘민주 시니어’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찬 모임을 갖고 당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박상천 강봉균 최인기 김충조 의원 등은 민주당이 이제 투쟁 일변도보다는 대안을 제시하고 대화와 타협으로 절충을 이뤄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