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진주가 돌아왔다. 진주는 1월 13일 미니앨범 ‘펄펙트’를 발표하고 타이틀곡 ‘미로’로 활동을 재개했다.
7노트를 넘나드는 가창력, 호소력 짙은 목소리, 범상치 않은 표현력까지. 노래 하나로 13년을 살아온 그녀의 컴백은 주변 가수들을 긴장케 하기 충분하다.
어느새 13년차 가수라는 꼬리표를 단 그녀는 가요계 풍토에 대해 그동안 거침없는 주장을 펼쳐 왔다.
얼마 전에는 미니 홈피에 “가요계에 ‘한 번 가수나 해볼까’하는 생각으로 음반 내는 신인들이 있다”며 “자질과 재능을 기준으로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글을 올려 파문이 일기도 했다.
“엄청난 안티가 생겼죠.(웃음) 그래도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아이들(idol)그룹이 없어져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가수라면 적어도 노래에 대해 책임감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솔직히 자기 노래 음정도 맞추지 못하는 이들이 있거든요.‘가수’가 아닌 이들이 넘쳐나는가요계에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해요.”
○ “소속사가 만든 이미지에 갇혀 우울증에 걸렸다.”
인터뷰를 하기 위해 마주앉아 신나게 수다 떠는 그녀의 모습에 인간냄새가 물씬 풍겼다.
“여고생 가수로 활동하면서 콘셉트가 짜여있었어요. 말없이 무대에 오르면 좌중을 사로잡는다는 미디어 트레이닝도 제 성격 형성에 영향을 미쳤죠. 좋아하는 영화는 ‘여인의 향기’가 아닌 ‘꼬마 유령 캐스퍼’로, 좋아하는 음식은 부대찌개가 아닌 스파게티로 대답해야 했으니까요. 그때는 제가 아니었던 거죠.”
진주는 데뷔 때부터 형성된 이미지에 스스로 갇혀버렸다고 했다. 말수 적고 싸늘한 이미지 때문에 우울증도 주기적으로 찾아왔다. “가수로 살아도 사람 진주의 삶이 불행하지 말아야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느 날 차를 세웠는데 주차딱지가 붙은 거예요. 예전 같으면 ‘내 인생이 늘 이렇지’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견인 안 된 게 어디냐’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긍정적인’ 진주와 달리 그녀의 노래는 언제나 애달프다.
“의도한 건 아닌데 ‘난 괜찮아’부터 쭉 이별 노래를 하게 되더라고요.노래 따라간다고 하는데 앞으로 슬픈 노래는 안 하려고요.(웃음)”
그러나 이번 타이틀곡 ‘미로’도 떠나간 남자를 잡고 싶은 여자의 마음을 애절하게 그린 곡이라고 핀잔을 줬더니 멋쩍게 웃었다.
“‘미로’ 노랫말은 누구나 공감할 거예요. 엄지원 씨의 내레이션 ‘왜 전화 안 받아… 어디야/이거 들으면 빨리 연락줘’라는 부분이 있잖아요. 전화 안 받는 남자친구에게 여자친구가 너무나 하고 싶은 말인 거죠.(웃음)”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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