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생각해도 180도 바뀌었죠.”
지난해 이맘 때 전지훈련을 하던 그는 머리도 아프고, 허리 통증도 호소하는 등 돌아가면서 몸에 탈이 났다. 중도귀국을 해야했다. 기초 농사가 부실했으니 페넌트레이스 성적이 좋지 않을 수밖에.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주변에선 ‘완전히 달라졌다’고 한다. 스스로 느끼기에도 그렇다.
KIA 최희섭(30·사진)이 거포 본능을 마음껏 발산하며 올 시즌 활약을 다짐하고 있다. 외야 펜스 상단에 설치된 그물망을 넘어 구장 밖 주차장에 세워진 차를 박살낼 정도로 장타를 뿜어내며 올 시즌엔 ‘빅리거 출신의 자존심’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휴가시 오쿠라가하마구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최희섭은 5일 “돌이켜보면 지난해 나는 야구를 할 수 있는 몸이 아니었다”면서 “지금은 정말 좋다. 아무 걱정이나 잡생각없이 훈련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8시즌이 끝나자마자 체계적으로 훈련을 다시 시작한 덕분에 몸 상태도 좋고, 기술적인 업그레이드도 가능했다.
황병일 타격코치는 “희섭이는 홈런으로 말해야 하는 타자다. 아웃카운트나 주자 상황에 상관없이 풀스윙을 해야 한다”면서 “지난해와 달리 왼쪽 발에 중심을 두고 오른발을 들었다가 내리는 것으로 타격폼을 손질했다. 스윙할 때 가끔 팔이 눈에서 조금 멀어지는 등 보완해야할 점이 있지만 현재 페이스는 무척 좋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희섭이에게 한화 (김)태균이가 40홈런을 친다면 넌 41홈런을 쳐야한다고 정신적 긴장감도 불어넣고 있다”는 황 코치는 “희섭이는 바깥쪽 볼도 잡아당겨서 오른쪽 펜스를 넘길 수 있다. 그렇게 스윙을 해야한다. 굳이 바깥쪽 볼을 밀어치려고만 할 필요가 없음을 올 시즌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 시즌보다 훨씬 가벼운 880g 정도의 방망이를 쓰고 있는 최희섭은 “아무래도 배트 스피드가 더 나온다. 손에 잘 맞는다”면서 “예전 (메이저리그에 있을 때) 홈런 친 비디오를 보니 그때도 오른발을 들었다 내려놨더라”며 타격폼 변신에 대한 성공 확신을 내비쳤다.
투수조와의 괌 전지 훈련을 마치고 전날 휴가로 이동, 스프링캠프 시작 후 처음으로 직접 최희섭의 배팅 모습을 지켜본 조범현 감독은 “중심을 잡아주는 타자가 있는 팀과 없는 팀은 확실히 다르다. 희섭이가 해 줘야 한다”며 그의 부활에 큰 기대를 갖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휴가(일본)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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