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격차 벌릴 찬스”
해외 반도체 업계가 구조조정 칼바람에 휩싸였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D램 업계 1, 2위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앞선 기술력을 발판 삼아 시장점유율을 늘릴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파워칩, 프로모스 등 대만의 D램 업체들이 유동성 위기로 궁지에 몰려 있다.
인치밍(尹啓銘) 대만 경제부장은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D램 업계의 개편을 위해 700억 대만 달러(약 2조80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하고 있으며, 정부가 주도하는 D램 합작기업 설립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 정부의 지원 여부와 방식에 따라 시기가 늦춰질 수 있지만 대만 업체 가운데 일부는 결국 퇴출되거나 다른 업체에 흡수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달 파산 신청을 한 세계 5위인 독일 키몬다는 시장에서 퇴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 77%를 보유한 모(母)회사 인피니온 측이 “더는 자금 지원을 할 수 없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세계 D램 진영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일본의 엘피다, 미국 마이크론 등 4강(强) 구도로 압축된다.
국내 업체들은 해외 업체와 기술력 격차를 1, 2년 정도 벌려놓은 상태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7∼9월)부터 4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급 기술을 적용해 2Gb(기가비트) DDR3 D램 제품 양산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하이닉스도 비슷한 시기에 40나노급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지난해 내내 떨어져 애를 태웠던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도 12월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일각에선 공급이 줄면서 가격이 일시적으로 올랐을 뿐 세계 경기가 회복되기 전까지 본격적인 상승세로 보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