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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 뒤엔 두 샛별…김나영-김현정 加 4대륙선수권 쇼트 16,17위

입력 | 2009-02-07 05:05:00


■ 김나영

지난해 대회선 깜짝 4위

부담감에 점프 실수 눈물

■ 김현정

오른쪽 발목부상 큰 고통

손 베이면서도 경기마쳐

더 잘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 때문이었을까.

연기를 마친 한 선수는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다른 한 선수는 피가 흐르는 손가락을 휴지로 감싸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피겨 여왕’ 김연아(19·고려대 입학 예정)가 5일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엄에서 열린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사상 최고 득점(72.24점)의 기쁨을 만끽하는 순간 다른 두 명의 한국 선수는 조용히 경기장을 떠났다.

이날 김나영(19·인하대 입학 예정)은 43.94점, 김현정(17·군포 수리고)은 41.64점을 얻어 16위와 17위에 올랐다.

김나영은 지난해 2월 고양에서 열린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4위를 차지했다. 총점 158.49점(쇼트프로그램 53.08점)을 기록하며 국내 피겨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날 김나영은 정상급 선수들보다 오히려 뒤 순서인 마지막 조로 출전했다. 김연아, 아사다 마오(19·일본) 등 세계적 선수들과 나란히 연기하는 것이 부담이 됐을까.

김나영은 첫 번째 점프에서 흔들렸고 두 번째 점프에서 빙판에 손을 짚는 실수를 했다. 이어 연기한 스핀과 스텝도 불안했다. 결국 자신의 최고점에는 턱없이 모자란 점수를 받았다. 점수 발표 뒤 선수 대기실로 들어가던 김나영은 울음을 쏟고 말았다.

시니어 무대 데뷔전에 나선 김현정의 얼굴도 밝지 못했다. 아쉬움이 진하게 묻어났다. 김현정은 지난달부터 오른 발목 안쪽 인대에 통증을 느껴 왔다.

이날 점프와 스텝을 제대로 구사할 수 없었다. 장기인 스핀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았다.

점수를 확인한 뒤 김현정은 공동 취재구역으로 걸어 나오며 오른손 집게손가락을 휴지로 감싸고 있었다. 레이백 스핀에서 비엘만 자세를 잡으려다 스케이트 날에 손가락을 베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현정은 상처보다 점수가 생각대로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에 가슴 아파 했다. 그는 “점프를 할 때마다 너무 아팠다. 발목이 아파서 프리스케이팅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쇼트프로그램에서 72.24점을 받은 김연아는 7일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에서 맨 마지막인 24번째로 출전해 여자 선수로는 처음인 총점 200점 돌파에 도전한다.

대기록 달성은 기본 점수가 5.0점이나 되는 고난도 점프인 트리플 루프(연기 도중 후진 상태에서 오른발로 뛰어올라 공중에서 3회전을 하고 다시 오른발로 착지하는 기술)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

김연아는 7일 오후 2시 40분경, 김나영과 김현정은 낮 12시 24분경에 출전한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