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인상에 대한 대학생들의 불만은 높아지는 액수 때문만은 아니다. 매년 높아지는 액수에도 불구하고 늘 제자리걸음을 하는 학교행정 서비스 때문이다. 친구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어떤 학교 학생인지를 막론하고 입을 모아 이야기하는 부분이 바로 학교행정에 대한 불만이다. 그들이 하는 이야기는 대부분 서로 일치한다.
우선 많은 학교가 강의시간을 제외하고는 학생들에게 강의실을 개방하지 않는다. 팀을 짜서 해야 하는 수업이 많아 수업이 없을 때 빈 강의실에서 삼삼오오 모여 무슨 이야기라도 하려 하면 경비하시는 분들이 와서 내보내기 일쑤다. 이유는 학교 기자재의 분실 및 손실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한다.
또 불친절에 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 단골메뉴다. ‘왜 유난히 학교행정은 불친절할까’에 대해 논문이라도 쓰고 싶다는 친구가 있을 정도이니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학교행정 불친절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들에게는 친절해야 할 유인이 없어서다. 음식점, 금융기관 등의 집단은 친절하지 않으면 고객이 다른 곳을 선택하기 때문에 서로 경쟁하듯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려 애쓴다. 친절해야 선택받는다는 유인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학교행정은 친절하든 불친절하든 결과적으로 달라질 것이 없다. 가끔 학교 게시판에 불친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긴 하지만 그마저도 내성이 생겨서인지 별로 신경쓰지 않는 눈치다.
물론 아무런 유인이 없는 학교행정임에도 불구하고 친절히 대해주는 많은 분을 접했지만 이분들 몇몇의 노력만으로 바꾸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강의실을 개방하고 학생들은 학교 기자재를 소중히 다루는 문화, 또 일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며 그분들은 학생들을 동반자의식을 갖고 대해주는 문화가 정착된다면 우리의 이러한 오래된 불만도 사라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엄민우 중앙대 행정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