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옹야(雍也)편의 이 장은 대단히 유명하지만 풀이가 쉽지 않다. 知者 즉, 지혜로운 사람은 꼭 물만 좋아하고, 仁者 즉, 인자로운 사람은 꼭 산만 좋아해야 하는가?
樂는 음악 악, 즐거워할 락, 즐길 요의 세 풀이가 있다. 처음 두 구절의 樂는 즐길 요, 뒤의 樂은 즐거워할 락이다. 者는 ‘∼한 사람’이다. 動과 靜은 상대된다. 動은 음 부분 童(동)과 뜻 부분 力(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金文(금문)에서는 童이 움직인다는 뜻을 지녔다. 뒤에 (뇌,뢰)(뢰·쟁기)의 모양인 力을 더해 농사짓는 모습을 나타냈다. 여기서 몸을 움직인다, 움직인다는 뜻이 나왔다.
靜은 靑과 爭으로 짜여 있다. 靑은 靑丹(청단)으로 만든 푸른 물감, 爭은 손으로 쟁기를 잡은 모양이다. 곧 靜은 해충을 막으려고 푸른 물감으로 쟁기를 정화시키는 행위를 가리켰다. 여기서 정화한다, 고요하게 한다, 고요하다의 뜻이 나왔다. 壽(수)는 축문 그릇을 밭두둑 사이에 두고 풍작을 기원하는 禱(도)와 관련이 있다. 거기에 老(로)의 줄임 꼴을 더해 長壽(장수)를 기원하는 뜻을 나타냈다.
지혜로운 사람이나 인자로운 사람이나 모두 山水를 좋아한다. 그런데 물은 순리대로 흘러가고 산은 중후한 덕으로 만물에 혜택을 주므로,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더 즐기고 인자로운 사람은 산을 더 즐긴다고 할 수 있다. 또 지혜로운 사람은 누구라도 自得(자득)하여 동적이면서 즐거워하고, 인자로운 사람은 남과 어울리면서 다투지 않아 정적이면서 장수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仁을 이용하고 인자로운 사람은 仁에 편안하되, 결과는 같다. 둘을 별개로 나누어 본다면 옳지 않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