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 평등 촉진하고 인터넷 강국 만들고…
아파트 보면 한국이 보인다
2005년 현재 한국의 전체 주택 가운데 아파트 비율은 52.7%로 절반을 넘겼고, 2007년 현재 서울시민 가운데 55.7%가 아파트 거주민이다.
전상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사진)는 “이처럼 아파트 주거 비율이 커진 오늘날 아파트는 단순한 주거공간의 개념을 넘어 한국사회를 다양한 관점에서 심도 있게 볼 수 있는 유력한 창구”라고 말한다. 그는 이런 시각을 바탕으로 아파트 문화를 사회학적 시각에서 분석한 ‘아파트에 미치다-현대한국의 주거사회학’을 16일 펴냈다.
전 교수는 가족 내 양성평등의 정착 등 아파트 문화 확산을 통해 달라진 사회 현상을 소개했다. 한국의 전통 주택에선 남성과 여성의 공간이 구분돼 있었지만 아파트에선 남성의 공간이던 사랑방이 거실로 흡수됐고, 외떨어져 있던 부엌의 위상이 다른 공간과 같아졌다. 이런 공간 배치가 가족 구성원 사이의 평등한 관계를 촉진했다는 해석이다.
또 1990년대 말 이후 한국 여성의 자궁경부암이 급감한 것은 아파트 거주 확산에 따라 샤워가 일상화한 덕분이고, 한국이 인터넷 강국으로 부상한 비결도 아파트의 확산에 있으며, 한옥과 달리 아파트에는 그림을 걸 수 있는 공간이 상대적으로 많아 미술시장 판도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있다고 전 교수는 소개했다.
요즘 유행하는 아파트 브랜드를 보면 상류 사회의 유행과, 그들이 지향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 수 있다. ‘상떼’ ‘파크’ ‘리버’ ‘그린’ 같은 아파트 이름은 웰빙과 자연을, ‘캐슬’ ‘팰리스’ ‘궁’은 신분상승을, ‘자이’ ‘e’ 등은 지식정보(IT)를 추구하는 상류층의 인식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전 교수는 “‘the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