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혜선 언니를 어떻게 괴롭힐까 고민해요.”
화제의 드라마 KBS 2TV ‘꽃보다 남자’에는 ‘F4’와 ‘현대판 캔디’인 금잔디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요즘 이 드라마의 열성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미녀 3인방도 있다.
바로 ‘F4’의 꽁무니를 졸졸 따라다니며 열광하고, 그들의 사랑을 받는 구혜선(금잔디 역)을 시종일관 괴롭히는 악녀들. 극중 배역의 성만 따다 ‘진·선·미 3인방’으로 불리는 이들은 온갖 악행을 일삼는다. 그 가운데 미란다 역을 맡은 민영원(23)은 특유의 귀여운 표정으로 영어 발음을 과다하게 굴리며 드라마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오버하는 영어 실력으로 금잔디의 기를 죽이죠. 처음엔 연기하는 제가 봐도 정말 재수없을 정도였어요. 그런데 금잔디 같은 착한 아이만 드라마에 나오면 재미없잖아요. 우리 같은 사람들도 있어야 시청자들에게 ‘씹을’거리를 제공하죠.”
악녀답게 그녀는 구혜선을 어떻게 괴롭힐까 공부(?)한다. 때리는 장면에도 쉽게 하는 법이 없다.
“맞는 (구)혜선 언니 보다 때리는 제가 더 무섭고 떨려요. 머리를 세게 때리는 장면이 있었는데 아플까봐 살살 때렸더니 바로 NG가 나더라구요. 이제는 맞는 사람도 안 아프게 때리는 것도 실감나게 하기 위해서 연습을 많이 해요.”
그녀의 실감나는 연기 덕분으로 악녀 3인방의 출연 분량은 점차 늘어났다. 거리에서 그녀를 알아보는 사람도 늘어났다고 한다.
“이제는 얼굴을 알아보고, 더 못되게 해달라고 응원해주는 팬들도 있어요. 우리가 더 못되게 굴어야 구혜선과 이민호가 더 끈끈하게 연결된다고 하네요.”
특히 인기 없는 드라마의 주인공보다 단 1초를 출연해도 장안의 주목을 받는 화제의 드라마에 출연하게 됐다고 자랑이 늘어졌다. 그중 가장 좋은 점은 안팎으로 대우가 너무 달라졌다는 것.
“신인 연기자에게 협찬은 꿈도 못 꿀 수 없는 것이잖아요. 극중 부유한 집 딸로 나오는데 시계나 장신도구를 값싼 액세서리를 할 순 없어요. 처음에는 아무도 협찬을 해주지 않아 고생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점점 인기가 많아지자 고가의 명품 시계 등 협찬이 달라졌고, 집에서는 반찬이 달라졌어요(웃음).”
아직은 드라마에서 조연이다 보니 늘 현장에 새벽부터 대기해야 한다. 그런 그녀를 걱정해 엄마의 손길도 바빠졌다.
민영원은 “건강이 최고라고 보양식 위주로 반찬을 차려 주세요. 촬영장에서 친구들과 함께 먹으라고 도시락도 늘 준비
해 주시구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엄마의 대우가 달라진 것에 대해 그녀는 “엄마 친구 중에 공유 선배와 서민정 선배의 어머니도 계세요. 진짜 ‘엄친아’인 셈이죠. 그동안 엄마가 동창회에 나갔다가 ‘네 딸은 뭐하냐’고 물으면 대답을 못하셨대요.
이제는 조연이라도 당당하게 자랑하신다면서 좋아하세요”라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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