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초등 36개 학교중 23곳 - 中 15곳중 12곳
학업성취도 ‘보통 이상’ 비율 지역평균보다 높아
희망의 싹이 보였다.
교원평가제를 두고 찬반 논란이 많았지만 16일 공개된 지역별 초중고 학업성취도 결과를 보면 교원평가제와 공교육 정상화를 따로 떼어놓고 말할 수 없다는 사실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서울 남부교육청 관할구역(금천, 구로구)은 이번 평가에서 초등학교 6학년의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이 꼴찌에서 두 번째였다. 중학교 3학년은 꼴찌였다.
그러나 이곳에도 기초학력 미달자가 ‘제로(0)’인 초등학교가 있었다. 2008년에 교원평가제를 시범 실시한 Y초등학교는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등 5개 과목 모두에서 기초학력 미달자가 없었다. 이 지역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 평균은 서울 전체 평균(2.68%)보다 높은 3.6%였다.
이 학교는 ‘보통학력 이상’ 비율도 96.7%. 지역평균인 79.1%보다 17.6%포인트 높을 뿐 아니라 ‘교육 1번지’로 불리는 강남(90.3%)보다도 높았다.
이 학교 교장은 “승진과 보수에 연계되지는 않지만 ‘교원 평가’라는 절차를 통해 자신의 직분에 더 충실해졌다는 반응을 보이는 교사가 많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이 분석한 교원평가 시범실시 초등학교는 36곳, 이번 학력평가에서 이 중 23개 학교의 ‘보통학력 이상’ 학생 비율이 지역(관할 교육청) 평균보다 높았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지역 평균보다 적은 곳도 36곳 중 23곳이었다. 시범학교의 64%가 지역 평균보다 학업성취도가 나았던 셈이다.
이 중 기초학력 미달자가 없는 학교는 모두 5곳이었다.
중학교는 ‘교원평가제의 힘’이 더 뚜렷했다. 시범학교 15곳 중 12개 학교(80%)가 지역 평균보다 보통학력 이상 학생이 많았고, 지역 평균보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적었다.
교원평가제는 2005년 48곳을 시작으로 2006년 67곳, 2007년 506곳, 2008년 669곳에서 시범실시됐다. 올해는 1506개 학교가 동참할 예정이다. 교원평가제는 해당 학교 교사의 80% 찬성이 있어야 실시된다.
교원평가제 본격 실시를 위한 법은 지금 국회에 계류 중이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