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 소설을 발레로 부활시킨 보리스에이프만발레단의 ‘안나 카레니나’. 안나와 연인 브론스키와의 듀엣 장면. 사진 제공 LG아트센터
신데렐라3월 20∼24일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5000∼15만 원, 02-587-6181 동아일보 자료 사진
안나 카레니나3월 27∼29일 LG아트센터, 4만∼8만 원, 02-2005-0114 사진 제공 LG아트센터
인-아이3월 19∼21일 LG아트센터, 4만∼10만 원, 02-2005-0114 사진 제공 LG아트센터
돈키호테2월 26일∼3월 1일 유니버설아트센터, 1만∼7만 원, 1588-7890 사진 제공 유니버설발레단
움츠렸던 무용 공연계, 26일부터 새봄맞이 무대 활짝
《봄, 춤바람이 분다. 겨우내 잔뜩 움츠렸던 무용 공연이 봄을 맞아 기지개를 켠다. 26일 유니버설발레단의 ‘돈키호테’를 시작으로 쥘리에트 비노슈와 아크람 칸의 2인무 ‘인-아이(in-I)’, 국립발레단의 ‘신데렐라’, 보리스에이프만발레단의 ‘안나 카레니나’ 등이 무대를 수놓는다. 이 공연들을 세 가지 대결 구도로 살펴봤다.》
○ 세 커플의 춤 대결 ‘돈키호테’
유니버설발레단이 선보이는 희극발레 ‘돈키호테’에서 돈키호테는 남녀 주인공을 이어주는 조연일 뿐이다. 남녀 주인공인 선술집 딸 키트리와 이발사 바질이 결혼을 놓고 벌이는 소동극을 그렸으며 두 남녀 커플의 앙상블에 초점을 맞췄다.
올해 공연에는 세 쌍의 남녀가 키트리와 바질 역을 번갈아 맡으며 다른 색깔의 춤을 보여준다. 2005년 ‘돈키호테’ 이후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추는 강예나 황재원 씨 커플은 안정감 있는 춤을, 키트리 역만 세 번째인 황혜민 씨와 입단 1년 만에 주역을 맡은 이현준 씨는 신구의 조화를 보여준다. 이 중 최연소 커플인 강미선,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씨는 실제 연인 사이다.
공연 30분 전 문훈숙 단장이 관객을 대상으로 관람 포인트를 알기 쉽게 짚어주는 시간을 마련한다. 공연 도중 장면이나 몸짓을 무대 상단에 실시간 자막으로 설명해주는 ‘발레 자막’이 도입된다.
○ 고전 비튼 현대발레 ‘신데렐라’ vs ‘안나 카레니나’
2005년 성남아트센터 개관작으로 초연된 몬테카를로발레단의 ‘신데렐라’를 국립발레단이 다시 선보인다. 장크리스토프 마이요 연출의 ‘신데렐라’는 유리구두가 등장하지 않는 맨발의 신데렐라가 주인공. 화려한 의상에 토슈즈를 신은 새엄마, 두 언니와 달리 주인공 신데렐라는 무도회장에서도 흰 드레스에 맨발로 춤을 춘다. 동화 속 할머니 대신 관능적인 모습의 ‘요정’ 역과 백마 탄 왕자라기보다 어딘지 모자라는 듯한 ‘왕자’ 역을 원작과 비교해 볼 만하다.
톨스토이 소설을 발레로 부활시킨 보리스에이프만발레단의 ‘안나 카레니나’는 국내 초연작이다. 19세기 러시아 왕정의 시대상을 그린 소설과 달리 발레에서는 오로지 안나의 심리적 억압과 욕망에 초점을 맞췄다. 안나와 남편 카레니나의 듀엣이 구속된 동작으로 안나의 고통을 표현한다면 연인 브론스키와의 듀엣은 화려한 사랑의 열정을 드러낸다. ‘현을 위한 세레나데’ 등 차이콥스키의 음악이 무대에 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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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노슈 vs 칸의 2인무 ‘인-아이’
‘인-아이’는 ‘프라하의 봄’ ‘퐁네프의 연인들’에 출연했던 프랑스 여배우 쥘리에트 비노슈(45)의 첫 현대무용 데뷔작. 영국 출신 안무가 아크람 칸(35)과 비노슈의 ‘파드되(2인무)’로 펼쳐진다. 비노슈는 2006년 우연히 칸을 알게 된 뒤 현대무용에 입문했다. 이 작품은 서로 다른 분야의 아티스트들이 어떤 호흡의 춤을 선보일지가 관건. 방글라데시계 영국인으로 춤 안에 다양한 문화를 녹여 온 칸의 안무와 배우인 비노슈의 연기가 어떤 앙상블을 낳을지 궁금한 작품이다.
비노슈는 이 작품을 “무용이라기보다 움직임을 통한 탐색”이라고 표현했다. 칸은 “처음 비노슈와 작업했을 때 길을 잃은 것처럼 막막했다”면서도 “하지만 익숙함은 창조력의 무덤이라고 생각했기에 비노슈와 위험을 무릅쓰기로 했다”고 말했다. ‘내 안에’라는 뜻의 ‘인-아이’는 사랑하는 두 연인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겪는 상황과 감정을 춤 마임뿐만 아니라 표정으로 보여준다. 지난해 9월 18일 영국 런던 내셔널시어터에서 첫선을 보인 뒤 룩셈부르크 이탈리아 호주 일본 등을 거쳐 한국에 온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