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경부 “다각도로 검토”… 他공기업 사업요구 잇따를듯
한국전력공사가 부동산 개발사업을 추진하게 해 달라고 지식경제부에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지경부는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한국전력의 부동산 사업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 놓은 셈이다. 지경부 고위 당국자는 19일 “한국전력이 ‘적자를 만회하고 전기료 인상을 억제하기 위해 보유 부동산을 개발할 수 있도록 관련법과 정관을 고치게끔 해 달라’고 요청했다”면서 “이에 대해 적극적이고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아직 정부의 최종 입장을 결론짓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한국전력이 부동산 개발업을 하기 위해선 한국전력공사법과 한국전력의 정관을 바꿔야 한다.
두 곳에는 한국전력의 목적을 ‘전력자원의 개발’과 ‘발전 송전 변전 배전 및 이와 관련되는 영업’으로 한정했다. 정관을 바꾸기 위해서는 이사회와 주주총회의 의결을 거쳐 지경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지경부가 한국전력의 부동산 개발업 허용에 대한 1차 열쇠를 쥐고 있는 셈이다.
만약 부동산 개발업이 허용되면 한국전력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전 본사(용지 7만9342m²·약 2만4000평)부터 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전력은 정부의 공기업 지방이전 계획에 따라 2012년까지 본사를 전남 나주시로 옮겨야 한다.
김쌍수 한국전력 사장은 1월 말 기자 간담회에서 “부동산 사업을 하게 되면 단순 매각보다는 개발업을 할 것”이라며 “본사의 용지 가치는 현재 1조2000억 원 정도인데 이를 개발해 매각하면 수조 원의 차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 외에도 한국전력이 전국에 소유한 1805만1000m²(약 547만 평)의 토지 중 변전소 옥내(屋內)화 등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유휴지 42만9000m²(약 13만 평)도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경부 당국자는 “한국전력의 부동산 개발업 허용 여부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비즈니스인지, 아니면 전력 생산 및 공급과 관련 있는 사업인지가 핵심”이라며 “단순 수익을 위한 부동산 개발업이라면 다른 공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허용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 한 공기업 관계자는 “한국전력의 부동산 사업 진출 여부를 눈여겨보고 있다”며 “사업 영역을 자유롭게 확대할 수 있다면 본사를 포함해 많은 공기업이 금융업, 부동산업 등의 수익 사업에 나설 것”이라고 귀띔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