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 천병희 교수 국내 첫 완역
그리스 라틴 문학 번역의 권위자로 손꼽히는 천병희 단국대 명예교수(70·사진)가 역사의 아버지라 불리는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토스(기원전 484년?∼기원전 430년?)의 ‘역사’ 원전을 국내 처음으로 완역했다.
최근 출간된 ‘역사’(도서출판 숲)가 그 책이다. 이 책은 그동안 영어나 일본어 번역본을 한국어로 다시 번역한 중역본만 나와 있었다.
‘역사’는 서양 최초의 역사서로 페르시아 제국의 그리스 원정 전쟁인 페르시아 전쟁(기원전 492년∼기원전 479년)을 기술했다. 천 교수는 “길고 짧은 여담(餘談) 형식으로 지리학적, 인종학적, 민속학적, 자료와 일화, 기담을 수없이 덧붙여 역사적 사실을 흥미롭게 풀어나가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역사’는 “평화로운 시절에는 아들이 아버지의 장례를 치러주지만 전시에는 아버지가 아들의 장례를 치러준다”는 서양의 명구와 일화들이 처음 탄생한 텍스트이기도 하다.
천 교수는 “일리아스나 오디세이아보다 분량이 방대해 번역에 인내심이 필요했다”며 “그리스 시나 드라마에 비하면 문체가 평이한 편이지만 ‘역사’가 담고 있는 다채로운 언어를 문맥에 맞게 있는 그대로 한국어로 옮기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지난해 그리스 3대 비극 작가인 아이스킬로스와 소포클레스의 비극 전집 원전을 완역했으며 나머지 1명인 에우리피데스의 전집을 3월 내놓을 예정이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