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메이너드 케인스 1, 2/로버트 스키델스키 지음·고세훈 옮김/1권 905쪽 3만5000원, 2권 740쪽 3만 원·후마니타스
영국의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1883∼1946)가 부활하고 있다. 시장만능주의의 한계가 드러나면서 정부의 개입을 강조한 그의 이론이 다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영국 워릭대 명예교수인 저자는 20년에 걸쳐 케인스의 삶을 꼼꼼히 추적했다. 저자에 따르면 케인스는 재기 넘치는 경제학자였고, 국제기구에서 다수의 정책을 남긴 열정적 활동가이기도 했다. 또 거침없는 비판으로 수많은 명사를 오싹하게 만든 논쟁가였고, 그림 수집에 몰두하던 미술 애호가였다. 말년에는 돼지 키우기를 즐기던 농부이기도 했다.
저자는 책에서 △케인스는 좌파 경제학자가 아니었으며 마르크스주의를 거부했다 △케인스는 한때 파산 지경에 이르렀으나 많은 유산을 남긴 성공한 투자가였다 △시장자유주의자들은 케인스의 동성애적 취향을 들어 그의 이론적 성취를 폄하하려 했다 등의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케인스는 ‘보유외환은 비축이 아니라 소비를 위해 있는 것’이란 점을 누누이 강조했다. 한국은 2008년 말 현재 외환 보유 규모로 세계 6위 국가인데, 아마 케인스는 한국에 더 적게 저축하고 더 많이 소비하라고 권고했을 것이다”고 썼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