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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배 타고… 함께 날고… ‘쩐’ 앞엔 적도 없다

입력 | 2009-02-26 02:57:00


얼라이언스 강화 항공-해운업계 공동마케팅-운항

어제의 적과 동침 자동차-철강 전략적 제휴 잇달아

《글로벌 경제위기를 맞아 기업들의 ‘합종연횡’이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자동차, 철강 등 최근 수익성이 극도로 악화된 산업에선 라이벌 기업끼리 전략적 제휴를 맺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는 공동 마케팅과 공동 구매 등을 통한 원가절감으로 불황을 극복하려는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 ‘얼라이언스’로 원가절감

항공수요 감소로 지난해에만 전 세계에서 30여 항공사들이 잇따라 파산한 가운데 항공사 동맹체인 ‘스타 얼라이언스(Star Alliance)’는 지난해 이집트에어의 가입으로 소속사가 21개로 늘었다.

아시아나항공이 참여하고 있는 스타 얼라이언스는 연간 수송규모가 2006년 152개국, 4억100만 명에서 지난해 159개국, 4억7500만 명으로 늘었다. 항공사 동맹체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회원사인 전일본항공(ANA)과 지난해 12월 김포∼오사카 노선 공동운항에 들어가 엔고에 따른 일본인 관광객 몰이에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스타 얼라이언스 외에도 아시아나항공은 코드셰어(공동운항) 노선을 2006년 53개에서 올해 174개로 세 배 이상으로 늘렸다.

대한항공도 항공사 동맹체인 ‘스카이팀’ 소속사들과 마일리지 제휴를 확대하는 한편 전 세계 25개 항공사와 코드셰어를 맺어 노선확대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2007년 중국 남방항공을 스카이팀 정회원으로 가입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고 최근에는 우즈베크항공의 정회원 가입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항공업계에선 동맹체 구축이 △실질적 노선 확대 △항공유 공동구매, 공동 마케팅, 항공시설(라운지, 화물터미널) 공동 이용에 따른 원가절감 △벤치마킹 효과 등의 이점을 거둔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6∼12월)부터 물동량 급감으로 위기에 처한 해운업계도 ‘얼라이언스 강화’가 올해 최대 화두 중 하나다.

한진해운은 일본 K라인, 중국 코스코 등과 함께 2002년 ‘CKYH 얼라이언스’를 구축했다. 항로와 선박을 공유해 노선을 늘리고, 운항시간을 줄여 원가절감 효과를 거두려는 의도에서다.

현대상선도 싱가포르 APL, 일본 MOL과 1998년 ‘뉴월드 얼라이언스’를 만들어 아시아∼미주, 아시아∼유럽 항로에 걸쳐 공동운항에 들어갔다.

한국선주협회 양홍근 이사는 “컨테이너선 운임이 사상 최저치로 급락하면서 정기선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앞으로 얼라이언스에 가입하지 않은 외항선사들은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 어제의 적은 오늘의 친구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벤츠 제조사인 독일 다임러 그룹은 지난해 4분기 19억 달러(약 2조8690억 원)에 이르는 적자를 냈다고 발표하면서 비용절감을 위해 오랜 경쟁관계인 BMW와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이에 앞서 이탈리아의 피아트 그룹은 미국 크라이슬러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었다. BMW 역시 프랑스의 PSA 푸조-시트로앵과의 제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분야에선 일본 최대 D램 업체인 엘피다가 대만의 반도체 3사(파워칩, 렉스칩, 프로모스)와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아성을 넘어 반도체 불황을 뛰어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신일본제철도 지난달 전략적 제휴를 위해 포스코 베트남 법인의 지분 15%를 사들였다. 이에 앞서 포스코는 신일본제철의 태국 냉연공장 사업에 지분을 투자한 바 있어 두 회사의 협력관계가 확대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