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어 두 번째… 인터넷TV-전화 경쟁 불붙어
LG데이콤이 KT에 이어 두 번째로 인터넷TV(IPTV)를 통해 지상파 전국 방송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KT와 LG데이콤 사이에 전국적으로 IPTV 가입자 유치 경쟁이 불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지난해 말에는 KT가 LG데이콤이 주도권을 쥐고 있던 가정용 인터넷전화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만큼 정보기술(IT) 분야의 새로운 시장에서 두 회사의 대립 구도가 본격적으로 형성됐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LG 실시간 방송채널 46개 확보
LG데이콤은 MBC 및 SBS 방송 프로그램의 지역 송출권을 가진 지역 MBC 및 지역 민영방송사와 재전송 협상을 마무리하고 전국에서 마이LGtv의 실시간 방송을 시작했다고 25일 밝혔다.
LG 측은 IPTV 3개 사업자 가운데 가장 많은 46개의 실시간 방송채널을 확보했고 그동안 수도권에 한정됐던 실시간 방송 대상도 전국으로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마이LGtv 가입자는 지역에 관계없이 KBS MBC SBS EBS 등 지상파 방송사의 모든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게 됐다.
LG데이콤 마이LGtv사업부장 안성준 상무는 “마이LGtv의 전국 서비스를 시작으로 KT와 본격적으로 IPTV 서비스 경쟁을 할 수 있게 됐다”며 “고객이 요구하는 채널을 서둘러 확보하고 시청 편의성도 높여 가겠다”고 말했다.
현재 IPTV 실시간 방송 가입자는 KT의 메가TV가 8만 명으로 가장 많다. KT는 43개의 실시간 방송 채널을 확보한 상태이며 4월까지 이를 60개로 늘릴 계획이다.
○인터넷전화 경쟁도 본격화
가정용 인터넷전화 시장은 반대다.
LG데이콤은 2007년 기간통신사업자 최초로 가정용 인터넷전화 마이LG070 서비스를 선보이며 치고 나갔다. 가입자는 지난해 10월 100만 명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달까지 125만 명으로 늘었다.
유선전화 시장의 절대 강자인 KT는 그동안 인터넷전화에는 다소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기존 사업 영역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이석채 사장이 취임하면서 ‘정면 돌파’로 전략을 180도 수정했다. 새로운 시장인 인터넷전화 활성화를 통해 일반전화 가입자 이탈에 따른 매출 감소를 메우겠다고 나선 것이다. 유선이든 인터넷이든 가정용 전화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KT가 이달 11일 차세대 인터넷서비스를 지원하는 인터넷전화 전용기기 ‘스타일 폰’을 내놓은 것은 전략 수정의 신호탄이다.
스타일폰은 KT가 MP3 플레이어업체인 레인콤과 공동 개발한 제품으로 7인치 대형 액정표시장치(LCD)를 통해 영상통화는 물론이고 3자 통화, 교통정보, 뉴스콘텐츠, 날씨, 유아용 교육콘텐츠 등 각종 부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인터넷전화 시장에서 올해 말까지 LG데이콤은 225만 명, KT는 200만 명 확보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업계에선 전체 인터넷전화 가입자가 올해 500만 명을 돌파하면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