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식당메뉴 줄이자 직원사기 뚝
삼성경제硏 ‘전략적 비용 절감’ 해외 사례 소개
경제 불황 속에 무차별적으로 지출을 억제해 조직의 사기를 떨어뜨리기보다는 ‘전략적 비용 절감’이 효과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전략적 비용절감이란 타 기업과의 협력, 연대 등을 통해 비용절감 및 경쟁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쫓는 경영방식을 일컫는다.
삼성경제연구원은 25일 ‘불황기 기업의 전략적 비용절감’ 보고서에서 “단기적 시간에서의 무조건적인 비용절감을 추진하면 기업 체질 개선도 실패하고 미래 성장 잠재력까지 훼손한다”며 최근 각 기업의 비용절감 우수 사례를 함께 소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크라이슬러와 피아트의 전략적 제휴는 협력과 연대로 핵심 역량을 강화하면서 비용을 줄인 모범 사례다.
피아트는 크라이슬러에 엔진과 트랜스미션 기술 등 친환경 소형차 생산을 돕는 대신 현금 지급 없이 크라이슬러 지분 35%를 얻고 북미 유통망을 공유하기로 했다.
미국의 중장비업체인 캐터필러사는 재활용을 통해 자체 완제품의 생산원가를 절감하고 재생산된 부품을 다른 회사에 판매해 연간 10억 달러가 넘는 매출액을 기록했다.
그러나 일률적으로 임금을 삭감하거나 무급휴가 등을 시행할 경우 조직의 사기가 저하되고 핵심 인재 이탈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노키아 직원식당 측이 직원들의 선호 메뉴인 팬케이크에 따라 나오는 휘핑크림을 제공하지 않아 반발을 산 것이 좋은 사례이다. 이와 함께 청소용역을 줄이는 등 사소한 부분에까지 강도 높은 경비절감을 감행하자 직원들은 “세계적인 기업 노키아답지 않다”며 크게 반발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자동차산업 또한 2001년부터 2년간 일명 ‘빅3’라 불리는 자동차 회사들이 인력 감축을 통해 불황을 넘겼지만 체질 개선에는 실패해 2008년부터 다시 위기에 봉착했다.
이 보고서는 “기업은 위기 극복 과정에서 미래를 희생해서는 안된다”면서 “비용절감은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하며 줄이고 잘라내는 과정에서 기업의 핵심 가치가 손상되지 않도록 하되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임직원 공감대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