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서정이냐, 멘델스존의 감성이냐. KBS교향악단이 3월 한 달 동안 두 차례의 정기연주회를 연달아 펼치며 관객의 귀를 이끈다.
전반전은 라흐마니노프와 차이코프스키의 러시아 시리즈. 두 작곡가의 대표작이자 인기작인 피아노협주곡 2번과 교향곡 6번 ‘비창’이 레퍼토리에 잡혔다. 귀에 못이 박일 정도로 많이 들었던 곡들이지만 그 못을 빼고서라도 다시 듣고픈 명작들이다. 러시아의 서늘하면서도 가슴을 베는 서정을 느끼고 싶다면 이 두 곡을 피해갈 수 없다.
지휘봉은 클라우스 페터 플로어가 잡는다. 서른 한 살의 나이에 베를린 심포니 음악총감독으로 위촉을 받았던, 감추어진 천재 중 한 명. 지금은 말레이시아 필하모닉 음악감독으로 있다. 라흐마니노프는 러시아의 젊은 피아니스트 알렉산더 코브린이 맡는다.
다섯 살 때 음악원 영재학교에 입학했던 그는 부조니 국제콩쿠르 우승자 출신. 모스크바 국립 그네신 음악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3월 정기연주회의 후반전은 하이든 서거 200주년, 멘델스존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꾸며졌다. ‘교향곡의 아버지’ 파파 하이든인 만큼 그의 교향곡 중 76번이 연주된다. 멘델스존은 역시나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멘델스존의 향기는 이 곡에서 극한으로 발향된다.
지휘는 키즈 바클즈가 맡는다. 정확한 곡 해석과 섬세한 감각으로 국내 음악애호가들의 신뢰가 깊은 인물이다. 말레이시아 필하모닉을 아시아 정상급 오케스트라로 끌어올린 공력은 만만한 게 아니다. KBS교향악단은 ‘한국연주가 시리즈’의 일환으로 기획된 뉴욕 영 아티스트 국제콩쿠르 최연소 우승자 바이올리니스트 오주영을 무대에 세운다. 멘델스존의 요염하면서도 짙은 감성이 그의 현 위에서 어떻게 묻어날지 벌써부터 귀가 설렌다.
제627회 정기연주회(라흐마니노프·차이코프스키) 3월 12일(목) 8시|KBS홀 3월 13일(금) 8시|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제628회 정기연주회(하이든·멘델스존) 3월 26일(목)|예술의전당 콘서트홀 3월 27일(금)|KBS홀
공연문의: 02-781-2242 KBS교향악단(http://kbsso.kbs.co.kr)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