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연재작 ‘사나이들’의 판권을 갖고 있는 우보출판사는 현재 고 박봉성 화백의 뒤를 이어 장남 박성현(33·사진)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2005년 지인들과 산행 도중 심장마비로 별세한 고인은 박 대표를 포함해 2남 1녀를 슬하에 두었다. 현재 박 대표는 우보 외에도 보배 출판사, 온라인 만화사이트 봉성닷컴을 운영하고 있으며 사주사이트 운누리닷컴과 함께 무협·판타지 소설 출판을 준비하는 등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고인께서는 어떤 아버지셨는가?
“친구같은 분이셨다. 함께 술도 먹으러 다녔고, 아들에게 담배를 권하실 정도로 격이 없으셨다. 몸이 안 좋아지신 뒤로는 둘이 함께 담배를 끊었다.”
-평소 자녀들에게 하신 말씀이 있다면?
“인생을 손해보고 살아라. 사람은 손해를 볼 줄 알아야 하고, 베풀고 살아야 한다.”
-고인께서 작품 활동을 하시던 모습을 기억하는가?
“어려서부터 늘 보아 왔다. 만화 하시는 분들이 대부분 그렇듯 아버지도 저녁부터 새벽까지 일하셨다. 해뜰 때쯤 주무시러 가시는데, 방에 가보면 늘 담배꽁초가 수북이 쌓인 재떨이가 있었다.”
-아버지가 아닌, 만화작가로서 박 화백을 평가한다면?
“유비 같으신 분. 이래도 흥∼ 저래도 흥∼이셨다. 어릴 적엔 불만이 많았다. 남한테 알면서도 속아주시는 분이셨다. 그런데 뒤에 지나고 보니 아버지께서는 유비를 가장한 조조가 아니셨나 싶기도 하다. 주변에서 나를 보고 아버지를 닮아간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생전에 고인이 가장 아꼈던 작품은?
“아버지는 그런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 개인적으로는 ‘신의 아들’과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가 아닐까 싶다. ‘신의 아들’의 경우 지금 봐도 눈물이 글썽거린다.”
- 본인도 만화를 좋아했나?
“좋아했는데 아버지 만화는 잘 안 봤다, 하하! 이현세, 고행석, 허영만 작가의 작품을 많이 본 것 같다. 그러다 어느 순간 드래곤볼이 들어오면서부터 슬램덩크 같은 일본만화들을 좋아했다. 그때는 좋았는데, 그게 한국만화의 위기였을 줄이야 ….”
-‘사나이들’ 연재를 앞두고 독자들께 하고 싶은 말은?
“한국만화를 많이 사랑해 주셨으면. 만화는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의 중심이다. 만화계가 어렵다. ‘사나이들’이 독자 여러분의 큰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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