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에서는 강하게, 생활은 편하게.”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40) 청소년대표팀(20세 이하) 감독의 스타일이다. 홍 감독은 2일 파주트레이닝센터에서 첫 훈련을 지휘했다. 이달 말 열리는 이집트 4개국 친선대회를 앞두고, 26명의 선수들을 소집해 ‘홍명보 체제’의 출범을 알렸다.
선수들은 감독이 최고 스타였다는 점 때문인지 바짝 긴장했다. 홍 감독은 핌 베어벡 감독 시절에 자주 선보였던 가벼운 패스 등으로 훈련을 진행했지만 몸이 경직된 선수들은 자주 실수했다. 홍 감독은 “그런 패스는 세계대회에서 통하지 않아”라고 독려하는 등 훈련 내내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효과를 높이기 위해 애를 썼다.
1시간 30분 정도의 훈련을 마친 뒤 최정한(연세대)은 “스타 출신 감독님이라 긴장되고, 카리스마 때문에 어려운 면도 있다. 하지만 훈련은 재미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주장 홍정호(조선대)는 “모든 게 생소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괜찮을 것 같다. 감독님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한국축구 최고 스타였던 홍 감독의 카리스마 때문인지 훈련장에서는 전혀 웃지 않았다.
옆집 아저씨처럼 친근하게 선수들에게 다가서겠다는 홍 감독은 천천히 계획했던 것들을 시행할 작정이다. 홍 감독은 “선수들도 모든 게 바뀌어 힘들었을 것 같다. 그래서 훈련 시간 이외에는 자유시간을 줬다”면서 “선수들과는 시간을 두고 가까워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그라운드에서는 다르다. 감독으로서 강한 면도 보여줄 것이다”라며 자신의 지도 철학을 드러냈다.
한편, 홍 감독은 GK 코치로 여자축구단 대교의 신의손 코치를 선임했다. 서정원 코치는 1급 지도자 자격증 획득 이후에 정식 합류할 예정인 가운데 그 빈자리는 당분간 김인수 협회 전임지도자가 메울 예정이다.
파주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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