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 업’(Jump up); 도약하다. ‘변화’는 한 단계 뛰어넘어야 할 벽이다. 성공적일 수 있지만 실패의 가능성도 있다. 새 앨범 ‘점프 업’을 내놓은 아이들(idol)밴드 FT아일랜드도 변화를 한 차례 겪었다. 기존 멤버였던 오원빈이 팀을 탈퇴하고 새 멤버 송승현이 가세한 것. 갑작스러운 멤버 교체 소식에 FT아일랜드 팬들은 시위까지 벌이며 반대했지만 FT아일랜드는 변화를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 “새 멤버 송승현은 4차원 넘어선 16차원”
“팀 분위기가 바뀌었어요. (송)승현이가 장난 끼도 많고 당돌해서 그런지 숙소가 시끄러워졌고요. 많이 밝아졌어요.(홍기) 음악적으로도 변했죠. 승현은 악기도 다루지만 랩도 잘 해요. 목소리 톤도 다르다보니까 FT아일랜드가 다른 색을 내게 됐어요.(재진)”
사실 멤버 교체는 새 사람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나 새로 들어온 입장이나 부담스럽다. SG워너비에서 채동하 대신 멤버가 된 이석훈은 잘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탈모에 시달렸을 정도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기우였다. 올해 18살인 송승현은 톡톡 튀는 성격으로 형들과 스스럼없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장난이라는 건 맞장구를 쳐주지 않으면 재미가 급감하긴 마련. 송승현의 무모한 도전에 이홍기를 주축으로 한 형들이 적극적으로 맞대응하며 다섯 멤버는 급격하게 친해졌다.
“승현이가 굉장히 독특해요. 특이하다고 할까요. 장난도 잘 치고, 센스도 있고, 배짱도 좋고요. 무대 위에서 떨지 않더라고요.(종훈) 승현이가 (이)홍기와 라이벌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민환) 승현이 때문에 제 머리가 더 빠져요.(홍기)”
인터뷰 내내 엉뚱한 말로 웃음을 안긴 송승현은 겉으로는 철없는 동생이었지만 FT아일랜드의 멤버로 서는 각오가 남달랐다. 어려워하지 않고 무대 위에서 잘 ‘놀 수 있게’ 배려해주는 형들의 마음도 잘 헤아리고 있었다.
“처음에는 FT아일랜드라는 팀이 가지고 있는 색깔이나 인지도 때문에 부담됐는데요. 그래도 주어진 기회니까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해요. 이런 기회를 준 하늘에 감사하고, 절 받아준 형들에게 고마워요.”
○ “FT아일랜드는 밴드로 거듭났다”
FT아일랜드는 새 멤버가 들어오면서 한 단계 더 도약하겠다는 의미로 미니앨범 타이틀을 ‘점프 업’으로 지었다. 여기에는 또 다른 의미도 내포돼 있다. 바로 밴드로서의 자신감이다.
FT아일랜드는 국내 유일한 아이들 밴드다. 그동안 아이들 그룹은 노래 부르고 춤을 추는 게 전형이었다.
이들은 그런 관행을 깨고 악기를 연주하는 꽃미남 밴드로 얼굴로 알렸다. 그러나 한 가지 고민이 있었다. 밴드로서는 인정 못 받는다는 것. 음반을 녹음할 때 세션이 대신 연주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래서 이번 음반에는 전 곡을 멤버들이 직접 연주해 녹음을 마쳤다.
“데뷔한 지는 2년이지만 저희가 악기를 연주한 것은 5년이 넘어요. 그래서 이번 음반에는 직접 연주하자고 했어요.(민환) 이번 무대는 긴장이 더 돼요. 우리의 진짜 실력을 보여줘야 하니까요. 실수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게 되는 것 같아요. 멤버들이 표현하지는 않아도 각오가 남다를 거예요.(홍기)”
FT아일랜드는 이제 밴드 활동을 “즐긴다”고 말했다. 스스로 2집과 2.5집의 부진을 인정하고 이번 앨범에는 밴드로서 모양새를 갖추되 대중적으로도 욕심을 내고 있다고도 했다.
순위에 초연할 것 같았던 이들이었지만 “순위 하나에 그날 숙소 분위기가 결정된다”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조회수나 순위를 보면서 일희일비해요. 조금 떨어지면요? ‘기다려라’면서 이를 악물죠.(홍기) 저희 관심사는 1위가 순위, 2위가 서로의 허점, 3위가 지금 숙소에서 키우고 있는 시베리안 허스키입니다.(민환)”
이제 자신들의 위치가 어디인지 명확하게 알고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가는 FT아일랜드에게 목표를 물었다.
“일단 밴드로서 인정받는 게 가장 큰 것 같아요.(종훈) 현재 위치를 냉정하게 바라보고 천천히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재진)”
형들의 진지한 대답을 듣고 있던 송승현은 “연습생으로 지내며 그게 사회생활인 줄 알았다”며 “전 국민이 다 알 수 있는 FT아일랜드가 되는 것, 전 그걸 원해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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