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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하지 않는 법]창업보다 더힘든 리모델링 창업…

입력 | 2009-03-06 02:59:00


주변상권-주고객 정밀 분석해야

“소비자들이 너무 빨리 변하는 게 문제입니다. 차린 지 2년이나 됐는데 투자비도 아직 못 건졌어요.”

며칠 전 필자의 강의를 듣고 사무실로 찾아온 K 씨의 푸념이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퓨전주점을 운영한 지 15개월. 처음에는 수익이 괜찮았으나 줄어들기 시작한 매출은 곧 바닥 수준으로까지 떨어졌다.

K 씨는 무엇이 문제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고 점포를 팔고 싶어도 빈손으로 그만둘 수 없었다. K 씨와 같은 처지에 놓인 자영업자라면 최소 비용으로 표적 고객층이 확실한 유망 업종으로 바꾸는 것을 한 번쯤 고려해 봤을 것이다. 이른바 ‘리모델링형 창업’이다.

창업 컨설팅을 10여 년간 해오면서 리모델링을 통해 회생한 점포를 수없이 많이 봤다. 이를 통해 업종 변경에도 뚜렷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먼저 매장 주변 1차 상권(500m 이내)에 대한 업종조사를 해야 한다. 업종구성과 점포 수, 판매 형태와 규모, 소비 현황, 구매 주기와 형태, 객단가, 구매 동기, 브랜드 충성도, 주고객층의 연령과 성별, 수익성 분석 등을 말한다.

이런 분석이 끝나면 변경할 업종을 결정한다. 새로운 업종에 대한 기술력과 인력 지원, 유통구조, 협력업체 정보 등 다양한 요소를 충분히 검토하고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또 구입해야 하는 시설과 집기, 홍보물에 들어갈 자금을 준비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이처럼 업종 변경을 준비하는 것은 창업보다 더욱 세심한 점검과 배려가 필수다. 다행스러운 점은 최근 정부에서 업종 변경 자금과 운영 지원 자금 규모를 대폭 확대하고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 안양시에서 퓨전치킨점인 ‘닭 잡는 파로’를 운영하는 A 씨는 리모델링 창업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삼겹살 전문점을 운영하던 A 씨는 치열한 경쟁과 원가 상승, 그리고 주변 점포들의 가격파괴로 더는 운영이 힘든 상황에 직면했다.

그는 업종 변경이 해답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주변 상권의 업종 구성과 주 고객층의 소비 기호를 분석한 끝에 치킨을 재료로 하는 다양한 종류의 퓨전요리로 승부했다. 결국 A 씨는 최근 이전 매출을 완전히 회복할 수 있었다.

리모델링 창업은 불황을 이기는 전략이다. 주변 상황과 본인의 현실을 반영한 업종 변경 전략을 적극 고려해볼 만하다.

이상헌 한국창업경영연구소(www.icanbiz.co.kr)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