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없이 맑은 그녀, 그 누가 반하지 않으리
마리 브로이니크 초상
(1894년 유화 155x75cm)
금세라도 몸을 돌려 그림에서 걸어나올 것만 같다. 단아한 이목구비에 맑고 티 없는 피부, 가녀린 몸매의 여인이 검은색 비단 드레스가 사각사각 스치는 소리를 내면서. 그만큼 정밀하고 생동감이 넘친다.
마리 브로이니크는 한미한 집안 출신이었으나 성공한 사업가와 결혼하면서 신분 상승을 한다. 클림트의 정신적 동반자인 에밀리 플뢰게가 운영하던 패션 살롱의 고객으로 드나들면서 화가와 연이 닿았다.
감상 포인트는 구석구석 숨겨진 미세한 부분의 묘사와 표현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 살짝 드러난 쇄골 위에 걸친 금목걸이와 드레스의 반짝거리는 유리구슬, 줄무늬 천 의자의 질감과 벽걸이의 문양 등 하나라도 놓치면 아깝다. 의자와 벽걸이 같은 오브제로 배경을 채우는 방식이 훗날 풍경화의 유기적 구조로 발전했다는 점도 기억해둘 만하다.
무엇보다 작품의 마법 같은 힘은 따스한 체온이 느껴지는 여인의 아름다움에서 나온다. 팜파탈의 황금빛 관능미와 대조되는 청초한 매력. 누구든 반하지 않을 재간이 없다.
‘내 앞에 서 있는 사람처럼/아름다운 얼굴을 본 적이 없네./내 심장은 머물던 곳을 떠나,/다시는 돌아올 수 없네.’(존 클레어의 ‘첫사랑’) 02-334-4254, www.klimtkorea.co.kr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동아닷컴 박태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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