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 vs 창조론’ 논쟁의 끝은?
양 진영 세계 석학들에 묻는다
‘진화론과 지적설계론, 그 논쟁의 끝은 어디인가.’
올해로 ‘진화론의 창시자’ 찰스 다윈이 탄생한 지 200년. 그러나 진화론은 지금도 찬반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뜨거운 감자’다. 9, 10일 오후 9시 50분 EBS에서 방송하는 ‘다큐프라임-신과 다윈의 시대’는 이 진화론과 그 대척점에 서 있는 지적설계론 혹은 창조론의 현재를 들여다본다.
진화론과 창조론은 1859년 ‘종의 기원’이 발표된 이래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며’ 여전히 첨예하게 논쟁 중이다. 1부 ‘신의 과학, 진화를 묻다’와 2부 ‘진화론, 신을 묻다’ 등 2부로 구성된 다큐멘터리는 150년간 이어진 논쟁의 핵심을 하나씩 짚어본다.
특히 ‘이기적 유전자’를 쓴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나 ‘다윈의 블랙박스’를 지은 지적설계론 대표주자 마이클 베히 등 세계적 석학들이 인터뷰를 통해 시청자에게 이론의 근거를 설명한다.
연출을 맡은 서준 PD는 “다른 사회문제와 마찬가지로 진화론 논쟁 역시 어느 한쪽 말만 듣고 믿는 이들의 갈등이 표출된 것”이라면서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진화와 종교 양쪽 주장을 객관적으로 듣고 문제점을 해결하는 실마리를 찾고자 했다”고 말했다.
기존 학설에 대한 편견도 짚었다. 진화론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사람이 원숭이에서 진화했다는 생각. 진화론에 따르면 인간과 원숭이는 약 500만 년 전에 같은 조상에서 갈라진 ‘사촌지간’일 뿐 원숭이가 사람으로 진화한 것은 아니다. 최종덕 상지대 교수는 이 프로그램에서 “인간과 원숭이는 물론 기생충이나 바이러스 등 현존하는 생명체는 모두 진화의 최종 산물”이라면서 “진화론에서 모든 생명체는 다 동등한 지위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신과 다윈의 시대’는 진화론에 대한 국내의 인식 수준도 확인했다.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한국인은 62.2%가 진화론을 믿으며, 30.6%가 믿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미국(39%)이나 영국(48%)에 비해 진화론을 믿는 수치가 높은 편이지만,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중고교에서 현재 진화론만 가르쳐야 한다는 응답(25%)의 두 배가 넘는 62.7%가 창조론과 진화론을 함께 가르쳐야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서 PD는 “진화론은 사회생물학 진화심리학 진화경제학 등으로 확대되며 사회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창조론 역시 종교를 근간으로 그 세력이 갈수록 늘고 있다”면서 “단순히 과학 종교 갈등이 아닌 생명 근원에 대한 고민을 통해 현대 사회를 들여다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