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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이코노미’ 국내 현장을 가다]대림산업

입력 | 2009-03-12 02:59:00

에코 3리터 하우스 개념도 ① 태양광 발전 시스템 ② 풍력 발전 시스템 ③ 지열 시스템: 지하수 등의 열을 활용 ④ 지중덕트 시스템: 지열 활용 시스템 ⑤ 옥상녹화: 식물을 활용한 건축물의 단열효과, 빗물 저장기능 향상 ⑥ 빗물 이용 시설: 빗물을 저장해 위생용수, 조경용수 등으로 활용 ⑦ 자연채광 시스템: 지하실 등 암실에 자연의 태양빛을 공급해 전기에너지 절약 ⑧ 슈퍼외단열: 열 손실을 최소화하고 단열 기능 대폭 향상 ⑨ 고성능 유리와 창호 ⑩ 환기 시스템: 실내공기와 신선한 외부 공기를 센서가 자동 조절 ⑪ LED조명: 차세대 조명기구로 색깔을 바꿀 수 있으며 에너지 효율이 기존 백열조명 대비 최대 20배 향상 ⑫ 바닥충격음 저감재: 층간 소음을 최소화하고 층별 열의 이동을 차단


친환경 주택 개발 대림산업

냉 - 난방비 4분의 1로 절감 기름 덜먹는 아파트 짓는다

태양광 - 풍력 발전시스템에 특수 단열재 - 3중유리 사용…㎡당 연료 年 3리터면 해결

영하 4도에도 실내는 20도 에코기술 2012년 본격 적용

“기름을 덜 먹는 자동차만 있는 게 아닙니다. 난방유를 덜 쓰는 아파트도 있습니다. 미래에는 이런 아파트들이 엄청난 가치를 지니게 될 것입니다.”(대림산업 기술연구소 환경연구지원팀 원종서 선임연구원)

대전 대덕연구단지에 있는 대림산업 기술연구소. 연구소의 핵심 시설인 건축환경연구센터는 아파트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것과 관련된 각종 실험을 진행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창문의 열 효율성 측정실험을 하고 있던 원 선임연구원은 “‘친환경 아파트’란 말이 담은 뜻은 많겠지만 최근 건설업계에서는 기름, 즉 에너지 사용량이 적은 아파트를 의미한다”며 “최소한의 에너지 사용만으로도 적절한 냉난방을 유지할 수 있는 아파트 개발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말했다.

○ 단독주택보다 에너지 80% 적게 사용

대림산업은 국내 메이저 건설사 중 가장 먼저 아파트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줄이는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시작한 회사로 꼽힌다.

이 회사는 2005년부터 에너지 줄이기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지난해 7월 개발 완료를 발표한 ‘에코 3리터 하우스(ECO-3L House)’도 이 같은 노력의 성과다.

에코 3리터 하우스는 1년에 m²당 3L의 연료만으로 냉난방을 해결할 수 있도록 특수 설계된 아파트. 냉난방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특수제작 3중 유리창 △슈퍼단열재 △폐열 회수형 환기 시스템 등을 갖추고 있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현재 아파트와 단독주택들이 연간 사용하는 평균 연료는 m²당 각각 12L, 16L. 따라서 에코 3리터 하우스는 아파트와 단독주택이 현재 연간 사용하는 연료의 75%와 82% 정도를 줄일 수 있다.

특히 이 집은 바깥 온도가 섭씨 영하 4도까지 떨어지기 전에는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만으로도 섭씨 20∼25도를 유지할 수 있을 만큼 열 보전 기능이 우수하다.

대림산업은 아직 에코 3리터 하우스에 적용된 기술을 실제 아파트에 적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동안 꾸준히 에너지 사용량이 적은 아파트를 공급해 왔다.

에너지관리공단의 표준주택 연간 에너지 사용량 기준보다 30% 정도 적은 연료만으로 냉난방이 가능한 기술이 이미 지난해 분양된 아파트들에 적용됐다. 2010년 분양될 아파트들은 이 기준보다 50% 적은 에너지만으로도 냉난방이 되는 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다.

원 선임연구원은 “궁극적으로 모든 대림산업 아파트가 에코 3리터 하우스가 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2012년에 분양될 대림의 아파트에 관련 기술을 도입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 높은 에너지 효율성이 생존 열쇠

대림산업이 이처럼 에너지 절약 아파트를 ‘미래 핵심가치 기술’로 선정하고 적극적인 R&D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유는 △고유가 △기후변화 △탄소배출권 거래 등과 같은 사안에서 건설사들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회사는 앞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선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아파트의 가치를 평가한다면 에너지 효율성이 위치, 브랜드, 면적 등의 요소 못지않게 중요하게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림산업의 최고경영자(CEO)인 김종인 사장은 “에너지 소비에 대한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며 “친환경·저에너지 건축기술 적용이 향후 공동주택 건립의 나아갈 방향”이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정부의 미래 건설 관련 정책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기후변화로 국제적 압박이 커져가고 있는 현실 속에서 정부 역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향으로 건설 관련 정책을 추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이미 2001년에 ‘초에너지절약주택 시범보급 사업(CEPHEUS)’ 프로젝트가 실시됐다. 이를 통해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을 중심으로 1만 채 이상의 초에너지절약주택(패시브 하우스)이 보급됐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재생에너지 이용을 10배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2016년부터 새로 짓는 주택은 모두 ‘탄소제로’를 달성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대림산업 측은 “한국 정부도 선진국의 친환경 건설 관련 정책 흐름에 동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아파트를 개발하는 건 미래 주택시장을 선점하는 데 꼭 필요한 방안”이라고 밝혔다.

대전=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