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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發 호재 객장 봄바람

입력 | 2009-03-12 02:59:00


올해 실적 호전 소식에 전세계 증시 일제히 치솟아

코스피 1127- 환율 1471원

‘2차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 씨티그룹의 실적이 올해 들어 호전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10, 11일 전 세계 증시가 일제히 급등세를 보였다.

코스피가 1,100 선을 돌파하고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선 아래로 떨어지는 등 국내 금융시장도 안정을 되찾았다.

국내외에서 최악으로 치닫던 각종 경제지표가 다소나마 개선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까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 세계 경제의 근본적인 문제들이 해결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도 시장은 당분간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5.31포인트(3.23%) 오른 1,127.51로 거래를 마쳤다. 개장하자마자 1,100 선을 넘긴 이날 증시는 국제 금융시장 안정에 대한 기대감과 외국인의 공격적인 주식 매수세에 힘입어 하루 종일 초강세 국면을 지속했다.

주가 강세 등의 영향으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도 40.5원 떨어진 1471.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최근 4거래일 연속 급락하면서 지난달 18일(1468.0원) 이후 거의 한 달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날 국내 금융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되찾은 것은 전날 세계 증시가 폭등한 영향이 컸다.

10일(현지 시간) 미국 다우지수는 5.8% 폭등했다. 씨티그룹의 비크람 팬디트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1, 2월 이익을 냈고 2007년 3분기(7∼9월) 이후 최고의 분기를 지나고 있다”는 내용의 메모를 직원들에게 보낸 사실이 알려진 데 힘입었다.

시장은 씨티그룹의 실적이 예상보다 호전될 것으로 전망되자 다른 금융회사들의 사정도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었다. 이런 기대감을 반영해 이날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의 주요 지수도 4∼5% 급등했다.

비관론 일색이던 시장에서도 조심스럽지만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JP모간체이스는 이날 “미국의 S&P500지수가 단기 등락을 반복한 뒤 5월부터 본격적인 반등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중국 등의 경기선행지수가 반등세로 돌아서고 미국의 소매 판매량이 작년 6월 이후 첫 증가세를 보이는 등 최근 긍정적인 경기지표들이 발표된 것도 증시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그러나 지나친 낙관은 여전히 무리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아직은 시장이 ‘기대감’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며 “이를 두고 시장이 회복됐다고 보기보다는 가파르게 추락하던 것이 진정되는 양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