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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퇴계의 안동-율곡의 강릉 ‘450년 만의 악수’

입력 | 2009-03-12 06:24:00


10일 오전 10시 반 강원 강릉시청의 대회의실에서는 눈길을 끄는 자매결연식이 열렸다.

이날 김휘동 경북 안동시장과 유석우 시의회 의장 등 안동지역 인사 40명을 태운 버스는 3시간 만에 강릉시청에 도착했다. 청사 앞에서 기다리던 최명희 강릉시장 일행은 손님들을 반갑게 맞았다.

안동과 강릉은 조선시대 유학(儒學)의 두 거목(巨木)을 배출한 지역이다.

한국의 유학을 대표하는 퇴계 이황(1501∼1570)의 고향은 안동이고, 율곡 이이(1536∼1584)는 강릉 출신.

이날 화제는 ‘돈’이었다. 퇴계는 1000원권 지폐의 주인공이고, 율곡은 5000원권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율곡의 어머니인 신사임당은 조만간 5만 원권의 얼굴로 등장한다.

김 시장은 오래전부터 1000원권이나 5000원권 지폐를 볼 때마다 ‘안동과 강릉’, ‘퇴계와 율곡’을 생각하면서 두 도시의 결연을 생각했다고 한다.

김 시장이 1990년대 초반 당시 내무부(현 행정안전부)에서 최 시장과 함께 근무했던 인연도 이번 자매결연의 계기가 됐다.

이날 두 도시는 가로 90cm, 세로 40cm 크기로 1000원권과 5000원권 지폐를 각각 확대해 선물로 주고받았다.

김 시장은 최 시장의 손을 잡고 “퇴계와 율곡 선생이 1559년에 만났으니 꼭 450년 만에 두 고장이 ‘친구’가 됐다”며 “한국의 대표적인 역사문화도시답게 좋은 교류를 갖자”고 말했다. 최 시장도 “두 분이 만난 것은 조선시대지만 느낌으로는 늘 가까운 듯했다”며 “서로 자주 오가면서 좋은 인연을 만들어 나가자”고 화답했다.

안동과 강릉은 안동국제탈춤축제와 강릉단오제 같은 대표적인 문화행사가 발전하도록 힘을 모으는 한편 다양한 교류를 하기로 약속했다. 율곡은 23세 때 안동 도산서당으로 퇴계를 찾은 이후 퇴계는 영남학파를, 율곡은 기호학파를 이뤄 학문적으로 경쟁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