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면된다’는 정신만으론 부족
중소기업들은 지금까지 산업화와 정보화를 거치면서 생산과 영업, 연구개발(R&D)을 중심으로 부가가치를 만들어 왔다.
이제는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기존의 가치사슬을 앞뒤로 확장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전방으로는 브랜드와 전략적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한 차원 높은 고객관계를 만들고, 후방으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지적재산권 확보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이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소기업과 정부가 해야 할 일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지원하는 정책이 적극 개발돼야 한다.
성공한 중소기업들의 가장 큰 함정은 모든 기술을 내부에서 개발하려는 성향이다. 개선을 위한 기술은 내부에서, 융합을 위한 기술은 외부와 함께, 혁신적 기술은 외부에서 개발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 시대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둘째, 함께 경쟁력을 만들어내야 한다.
국내 중소기업들은 좁은 내수시장이라는 근본적 한계를 갖고 있어 글로벌 틈새시장 개척이 불가피하다. 이때 성공한 강소(强小)기업들을 중심으로 전략적 협력체계를 만들어 글로벌 시장에 동반 진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강소기업이 기술회사를 인수하는 경우 R&D 투자로 인정하고, 그에 맞는 세제상 혜택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셋째, 선진 비즈니스 영역을 창출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들이 동원돼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 기업들은 ‘하면 된다’는 정신과 속도전으로 디지털화의 흐름을 주도했다. 그러나 창조성과 감성이 중시되는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에선 개인의 상상력을 활용해야 한다. 기업 안팎에서 1인 창조 활동을 전략적으로 이용해야 하고, 정부도 1인 창조 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넷째,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
특히 녹색성장의 국가 비전에 발맞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주력해야 하며 에너지와 정보기술(IT), 서비스와 IT 등 융합 분야에서 기술투자와 전략적 협력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녹색 R&D 사업에 중소기업의 참여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
이장우 경북대 경영학부 교수(한국중소기업학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