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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씨, 250만달러 정대근씨에 줬다

입력 | 2009-03-17 02:57:00


휴켐스 인수대가로 준 20억과는 별개

檢, 해외자금 정관계 유입 가능성 추적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는 탈세 및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구속 수감)에게 전달한 해외 자금 250만 달러(약 37억 원) 중 100만 달러(약 14억 원)의 사용처를 확인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은 이 돈을 포함해 박 회장의 홍콩 법인 APC를 통해 조성된 해외 자금 6746만 달러의 일부가 국내로 유입돼 정관계 로비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박 회장이 2007년 6월 정 전 회장의 친척 명의 홍콩계좌로 입금한 250만 달러 중 150만 달러는 정 전 회장 아들에게 전달돼 홍콩 아파트를 구입하는 데 쓰였다.

이 250만 달러는 박 회장이 2006년 2월 정 전 회장에게 농협 자회사인 휴켐스 인수의 대가로 준 20억 원과는 별도의 돈이다.

검찰 관계자는 “박 회장이 해외에서 조성한 자금이 정 전 회장의 해외 계좌에 입금된 뒤 주로 달러로 인출됐기 때문에 사용처 조사에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검찰은 수감된 박 회장과 박 회장의 자금 관리인 등을 지난 주말부터 소환해 여야 국회의원 여러 명과 전직 국회의원 등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 정치인들에게 돈을 건넨 의혹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

▶본보 13일자 A1면 참조 “박연차씨, 이광재의원에 5만달러-여야 의원 여러 명에 거액 건넸다”

검찰은 4월 임시국회 개회 전까지 현역 국회의원들에 대해 선별적으로 형사처벌을 마무리할 계획이어서 조만간 일부 의원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박 회장이 검찰 간부와 판사 등 법조인들에게 ‘떡값’ 등의 명목으로 돈을 전달한 정황을 파악하고, 대가성 여부와 구체적인 돈 전달 경위를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