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의 황사 발생 횟수는 1980년대 연평균 3.9일, 1990년대 7.7일, 2000년 이후 12일로 크게 늘고 있다. 올해는 2002년 기상청의 황사특보제가 도입된 뒤 처음으로 2월에 황사가 찾아오기도 했다.
○ 발원지, 中북부-고비사막서 점차 동쪽으로 이동
황사는 바람에 의해서 하늘 높이 올라간 미세먼지가 대기 중에 하늘을 덮었다가 서서히 떨어지는 현상 또는 떨어지는 모래흙 자체다. 삼국사기와 조선왕조실록 등 옛 문헌에는 ‘토우(土雨)’라는 이름으로 황사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다.
국내에 영향을 끼치는 황사는 중국 황허(黃河) 강 상류 아라산 사막, 몽골과 중국 사이에 있는 건조 지대와 고비 사막, 중국 서북부의 타클라마칸 사막, 만주 지역 등에서 들어온다.
주로 중국 네이멍구(內蒙古·37%)와 고비사막(27%)에서 발원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황사 발원지가 점차 동쪽으로 옮겨지고 있다. 국내에 끼치는 영향이 더 커진 셈이다.
황사가 발생한 뒤 우리나라까지 이동하는 시간은 상승기류의 속도에 따라 달라진다. 중국 북부 사막지대는 3∼5일, 고비사막은 51시간, 만주지역은 1∼3일 걸린다.
○ 대기 중 철-망간 함유량 평소보다 3∼4배 많아
황사는 모래 성분인 규소, 철, 칼륨 등의 산화물로 이뤄져 인체 호흡기에 들어가면 문제가 된다. 게다가 최근 황사에는 중금속까지 섞여 있다. 중국에서 발생한 황사가 공장지대를 거치면서 국내에 들어올 때는 납, 카드뮴, 알루미늄, 구리 등 중금속과 발암물질이 함유된다.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이 2월 20일 광주 지역에 발생한 황사의 대기 중 중금속을 관찰한 결과 망간과 철 함유량이 평상시보다 3, 4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황사가 발생하면 감기, 기관지염 같은 호흡기 질환, 눈병, 콧병에 걸리기 쉽다. 정밀하고 예민한 기계를 사용하는 항공기, 자동차, 전자 장비 등에 이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 농작물과 식물의 기공을 막아 성장을 방해하기도 한다.
○ 해를 거듭할수록 농도 점차 짙어져 피해 커질듯
국내 황사는 1990년대까지 3∼4월에 관측됐고 연간 발생일수도 지역에 따라 3∼7일에 그쳤다.
기상청은 “평년과 달리 올해는 2월부터 황사가 시작됐고 5월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몇 차례 더 올 것이고 시간당 미세먼지 농도도 더 짙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준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온난화와 유목민의 녹지 파괴로 중국, 몽골 등 황사 발원지의 사막 면적이 늘고 있어 해를 거듭할수록 황사가 더 늘어날 것”이라며 “중국을 거쳐 들어오는 황사에는 중금속 함유량이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이달 말부터 육아시설 사회복지사와 병원 요양원 담당자 등 어린이·노약자 보호시설 관계자를 대상으로 황사 특보와 관측 현황 등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전달하는 ‘황사정보 문자서비스’를 실시한다. 대상자는 27일까지 기상청 홈페이지(www.kma.go.kr)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