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오른쪽)이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브랜드위원회 1차 보고대회’에 앞서 대회에 참석한 외국인 학생들과 악수하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이날 대회에서 다문화 가족 지원정책 슬로건을 ‘따뜻한 다문화사회 만들기(Rainbow+Korea)’로 정하고 관련 사업을 보고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복지부, 다문화가정 정책 표제 정하고 본격지원 나서
“한국에서는 술 마시고 노래방 가지만 중국 사람들은 그걸 이해 못해요. 남편 친구 와이프는 ‘남자들 술 마시고 노래방 가는 것 괜찮다’고 하지만 나는 아니에요. 머릿속에 안 좋은 생각이 들어 있어요. 아줌마들이랑 같이 놀고 별로 안 좋아요. 우리 남편 노래방 진짜 좋아해요. 이것 때문에 둘이 많이 싸웠어요.”(중국 한족 여성·32)
서로 다른 문화에서 살아온 사람들은 행동, 생각, 습성이 다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문제는 늘 차이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보건복지가족부가 17일 다문화가정 정책의 표제를 ‘레인보 플러스 코리아(Rainbow+ Korea)’로 정했다.
다문화사회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 동질화된 사회가 아니라 자신의 색깔을 유지한 채 어울려 사는 사회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이민원 복지부 다문화가족과장은 “그동안의 정책이 이주민들의 빠른 한국 정착을 지향했다면 앞으로는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인식 개선을 지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과 결혼해 사는 사람들이 문화적 차이를 가장 많이 느끼는 부분은 무엇일까. 한국사회학회의 ‘결혼이민자 가족실태조사 및 중장기 지원정책방안 연구’(2006년)에 따르면 이민자들은 한국인 배우자와 ‘음주문화’ ‘상대 역할 기대’ 등에서 심한 문화적 차이를 경험하고 있다.
외국인과 결혼한 한국인 1082명을 조사한 결과 ‘문화적 차이를 느낀다’고 답변한 사람 중 26.2%가 ‘식습관(음주습관 포함)에서 문화적 차이를 느낀다’고 답했다. 이어 ‘서로의 역할에 대한 기대’(10.1%) ‘자녀 양육 방식’(4.2%) ‘부모 부양 방식’(3.0%) ‘가사분담 방식’(2.4%) 순이었다.
연구진은 “생활방식 차이는 성격 차 다음으로 부부싸움 원인으로 많이 꼽힌다”며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갈등으로 비화되므로 서로의 다른 점을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