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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특집]자통법 전후 출시된 새 금융상품 장단점

입력 | 2009-03-18 03:02:00


김대리는 인덱스펀드… 이과장은 혼합형펀드… 난 어디에?

2월 4일부터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됨에 따라 새로 선보이는 금융상품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업종 간의 장벽이 사라지면서 다양한 기초자산으로 특색 있는 상품들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속되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금융회사들은 새로운 상품을 내놓는 데 주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관련 규제를 아직 확정짓지 못한 것도 신규 상품의 시장 진입이 늦어지는 이유다.

다만 증권사 등이 자본시장법 시행을 전후해 내놓은 다양한 상품을 살펴보면 향후 나올 신규 상품의 특징을 대략 짐작할 수 있다.

○ 랩어카운트, 인덱스펀드 등에 관심 쏠려

자본시장법 시행 첫날에 맞춰 굿모닝신한증권은 투자자 보호를 강화한 랩어카운트 상품 ‘더 랩 610 전환형’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운용기간에 목표수익률(10%)을 달성하면 운용을 종료하고 환매조건부채권(RP)으로 전환한다. 최저수익률(―10%)까지 떨어지면 손절매를 하고 운용을 마감한다.

수수료는 목표수익률 달성 때 원금의 1.0%, 목표 수익률에 미달하면 0.5%, 중도 해지 때 1.0%를 각각 내야 한다. 원금의 10%까지 손해가 나 손절매를 하게 되면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인덱스펀드도 최근 관심을 받고 있다.

자본시장법으로 인덱스펀드의 상당수는 초고위험상품으로 분류되면서 한동안은 외면 받았다. 인덱스펀드가 원활한 지수 추종과 차익거래 등을 위해 코스피200지수선물을 기초자산으로 쓰는 바람에 파생상품으로 취급된 탓이다.

하지만 2월 말 금감원이 “현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인덱스파생펀드도 자산 총액의 60% 이상을 국내에서 발행돼 국내에서 거래되는 상장 주식에 투자하면 장기주식형저축의 요건에 해당된다”고 밝히면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인덱스펀드도 3년 이상 투자를 약정하면 소득공제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KB자산운용은 2월 26일부터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 ‘KB스타 한국 인덱스 주식형펀드’를 국민은행 전 지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소득공제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총보수가 적립식을 기준으로 1.235%다.

알리안츠GI자산운용도 세제 혜택이 있는 ‘알리안츠GI KOSPI200 플러스알파 파생상품’을 씨티은행에서 팔고 있다. 총보수는 클래스 C형이 연 1.53%, 인터넷전용 클래스 C가 연 1.33%다.

○ 위험중립형 투자를 위한 ‘혼합형 펀드’

자본시장법 시행 전후로 혼합형 펀드 출시가 크게 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동양종합금융증권에 따르면 1월과 2월 두 달 동안 출시된 신규 펀드 148개 중 혼합형은 27개로 전체의 18.2%를 차지했다. 투자자의 상당수가 ‘위험중립형’인 3등급으로 분류돼 이들에게 적합한 혼합형 펀드의 출시가 늘어난 것이다.

증권사와 은행들이 고객의 투자성향을 분석한 결과 증권사 고객은 공격투자형이 13.5%, 적극투자형 34.2%, 위험중립형 15.5%, 안정추구형 20.8%, 안정형이 16.1%로 나타났다. 은행은 각각 8.2%, 20.5%, 20.8%, 29.6%, 20.9%로 집계됐다. 증권사 고객은 절반가량이, 은행은 70% 정도가 주식형펀드 가입에 부적합하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혼합형 펀드는 주식형보다 안정적이고 채권형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라며 “혼합형 펀드는 자산이 혼합돼 있는 펀드인 만큼 투자할 때 자산과 채권의 편입 비중을 확인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 어떤 상품 나올까

자본시장법 시행 원년인 올해에 어떤 상품들이 나올지도 시장의 관심거리다.

상당수 증권사와 운용사들은 장외파생상품이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과 관련된 상품을 준비 중이다.

가령 주가지수가 두 배로 오를 때 수익률이 10배나 뛰는 ‘레버리지형 상장지수펀드(ETF)’, 주가가 떨어지면 오히려 수익이 발생하는 ‘리버스 ETF’ 등처럼 기존의 파생상품을 한 단계 발전시킨 상품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기초자산의 영역이 넓어지면서 날씨나 탄소배출권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파생상품도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로서는 파생상품을 완전히 이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복잡한 구조의 상품보다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인덱스나 ETF 등 단순한 상품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