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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경제계에선]“그 조건으로는 경찰차 못팔죠”

입력 | 2009-03-19 02:53:00


20% 할인 - 5년 무이자… 응찰업체 없어 600대 구입 2차례 유찰

○…최근 경찰청이 조달청을 통해 경찰차 600여 대를 구입하겠다고 입찰공고를 냈으나 응찰 회사가 없어 두 차례나 유찰됐다고. 국내 자동차 5개사가 극심한 내수 판매 부진에 빠져 있지만 한 곳도 응찰하지 않은 이유는 경찰청이 20%가량 할인된 가격에 5년 무이자 할부를 구매 조건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라고.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치안에 도움을 준다는 명목 아래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경찰차에 대해서는 큰 폭의 할인을 해줘서 사실상 손해를 보는 장사를 해 왔다”며 “그러나 지금은 경제 상황이 달라졌을 뿐만 아니라 정부가 어려운 자동차 산업을 구하기 위해 대책을 만든다고 하는 상황에서 무리한 요구를 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

신헌철 SK에너지 부회장 시 두편으로 이임 소감

○…문학적 감수성이 풍부한 최고경영자(CEO)로 알려졌던 신헌철 SK에너지 부회장이 16일 이임식에서도 시 두 편을 인용하며 자신의 소감과 각오를 밝혀. 구자영 사장에게 SK에너지 대표이사 자리를 물려준 신 부회장은 이임사 앞머리에서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를 인용하며 “신임 임원이 된 것처럼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하고, 말미에는 도종환 시인의 시 ‘접시꽃 당신’ 뒷부분 구절을 인용해 앞으로 사회공헌에 헌신할 각오임을 밝혀. 이 마지막 구절은 ‘기꺼이 살의 어느 부분도 떼어주고 가는 삶을, 나도 살다가 가고 싶습니다’라고. SK에너지 관계자는 “신 부회장이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같은 경우 주요 부분을 거의 암기할 정도로 시를 좋아한다”며 “대표이사 재직 때 ‘독서 경영’을 펼쳤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말해.

금호, 본사 앞에 국기게양대 설치키로

○…국내 10대 그룹 본사 및 계열사와 10대 건설사들의 사옥 중 일부 첨단 건물에 국기게양대가 없어 평일은 물론 국경일에도 태극기를 게양하지 않는다는 본보 보도(2월 28일자 A10면 참조)가 나간 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지시로 서울 종로구 신문로1가 본사 사옥 앞에 국기게양대를 설치하기로 결정. 금호그룹 관계자는 “국기게양대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회장님이 동아일보 기사를 본 뒤 게양대를 세우라고 직접 지시했고, 임직원들 사이에서도 한국 기업으로서 사옥에 태극기를 게양하는 게 옳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

CJ, 커피값 할인 등 복지 줄여 비용 절감

○…CJ그룹이 비용 절감을 위해 커피값 할인 등 각종 복지 혜택을 줄이기로 결정했다고. 서울 중구 남대문로 CJ 본사 1층 로비에 있는 커피전문점 브랜드 ‘투섬플레이스’는 3월부터 직원 할인 폭을 축소. 이에 따라 점심시간 때 “내가 쏜다”며 팀원들에게 커피를 돌리던 직원들도 눈에 띄게 줄었다고. 예상보다 높게 형성된 원-달러 환율 때문에 작년 한 해만 2000억 원 이상의 환차손을 본 이 회사는 최근 화장실 칸마다 설치된 전구를 뽑고 회의 때도 종이를 사용하지 않는 등 비용 절감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어 사내 분위기도 바뀌고 있다는 것.

SKT ‘비비디바비디부’ 광고 대박 행복한 고민

○…‘비비디바비디부’ 광고 캠페인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SK텔레콤이 광고가 시청자들에게 너무 많이 노출돼 ‘행복한 고민’ 중. 최근 경제위기로 허리띠 졸라매기에 들어간 다른 기업들이 방송광고를 크게 줄이는 바람에 SK텔레콤 등의 남아 있는 광고는 계약 내용보다 더 많이 방송되고 있다는 것. SK텔레콤은 같은 내용의 광고가 너무 많이 노출되면 시청자들이 지겨워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당초 예정보다 빨리 후속편을 제작하느라 분주.

‘장자연 리스트’ 인터넷 확산

관련기업 오해살까 촉각

○…탤런트 고 장자연 씨가 ‘접대’한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의 존재 여부에 사회적인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 불법 정보지와 인터넷에 ‘장자연 리스트’ 명단이 확산되고 있어 파문. 이 리스트에는 상당수 기업인도 올라와 있는데, 이름이 오른 기업에서는 대부분 ‘황당하다’ ‘근거 없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혹시 소비자들이 오해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기도. 이 리스트에 관련 기업인이 포함된 한 기업의 관계자는 “외부 지인들까지 사실인지를 묻는 전화를 해 온다”며 “일일이 해명할 필요가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한마디.

한은-금감원 바젤 신규 회원국 가입 공적다툼 눈총

○…바젤은행감독위원회가 최근 한국 등 7개국을 신규 회원국으로 승인한 것과 관련해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공적 다툼’을 벌여 눈총. 한은이 14일 가입 사실을 발표하며 “이성태 한은 총재가 주요 국제회의 참석 때마다 바젤위원회 의장 등을 만나 지지와 협조를 요청했다”고 강조하자 금감원은 하루 뒤 급히 보도자료를 내고 “김종창 금감원장은 지난해부터 바젤위원회 가입을 위해 애썼다”고 주장. 금융계에서는 “글로벌 경제위기를 맞아 한은과 금감원이 긴밀히 협조하고 단결해도 모자랄 판에 영역 다툼이나 벌이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라고 일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