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주도 중소형 테마주 향후 상승 잣대될 듯
Q:3월 말이면 기업들의 지난해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다. 최근 뉴스를 보면 지난해 4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고 하는데 증시 분위기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4분기 실적은 어떻게 봐야 하고, 기업실적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알고 싶다.
한국의 분기 단위 전년 대비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1, 2, 3, 4분기 각각 5.8%, 4.8%, 3.9% 그리고 ―3.4%를 기록했다. 기업이익 증가율의 방향도 유사하다. 코스피시장 주요 150개 기업의 지난해 분기별 전년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은 1분기 23%, 2분기 33%, 3분기 ―15%, 4분기 ―63%를 기록했다. 순이익 증가율은 이미 3분기에 ―58%, 4분기에는 적자 전환했다.
3분기가 환율효과에 의한 기업이익 감소라면 4분기는 본격적인 세계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영업이익도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4분기에만 약 1조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수출, 산업생산 등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거시지표들도 지난해 11월 이후 빠르게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대해서는 두 가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첫째,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세계 금융위기가 한국의 실물경기 침체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둘째, 기업이익 측면에서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위에 있는 표는 주요 기업들의 분기별 영업이익 추이와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에 기업이익 최저점을 형성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은 언제든지 바뀔 가능성이 있지만 지난해 4분기 기업이익이 최저점이라는 전망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주식시장은 이미 최저점을 통과했다고 판단한다. 코스피는 지난해 10월 27일의 장중 저점 892.16이 최소한 전후 1년간 나타날 수 있는 최저점일 것이다.
글로벌 경기회복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V자형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 올해는 기대감과 현실에 대한 인식이 반복적으로 투영되는 주식시장이 될 것이다.
올해 분기별 실적이 전년보다 좋아지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최소 4분기가 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러나 증시가 나빠지는 속도가 줄기만 해도 주가 상승 모멘텀을 얻을 수 있다. 대략 올해 3분기 이후 주가 상승 모멘텀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경기와 기업이익 모두 마이너스 증가율 폭이 크게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4분기의 경우 지난해 4분기 경기와 기업실적이 크게 악화되었기 때문에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증가율 측면의 상승동력이 강하게 나타날 것이다. 주가는 이에 대한 기대감을 선반영해 3분기가 가장 강할 것으로 예상한다.
4월 중반 이후 발표될 한국 기업들의 올해 1분기 실적 또한 의미가 크다. 큰 폭의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한 1, 2월 수출을 놓고 볼 때 1분기 기업실적은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다. 그러나 1분기 실적은 경기 침체 속 수출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과 증시의 주도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중소형 테마주들의 주가 상승의 정당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다. 전체적인 기업이익의 방향과는 다르게 1분기 실적 호전이 나타난 기업이라면 올해 내내 높은 투자수익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한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
정리=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