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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투데이]경기회복 생각한다면 원자재투자 고려해 볼만

입력 | 2009-03-20 03:00:00


대한민국의 돈이 다들 삼각지 로터리에 모였다. 흘러간 유행가 ‘돌아가는 삼각지’ 가사가 딱 어울린다. ‘이리 갈까, 저리 갈까, 차라리 돌아갈까.’

지난해 8월 말 120조 원 정도이던 단기 부동자금이 6개월 만에 200조 원을 넘었다. 은행권의 예금 증가분까지 계산하면 거의 100조 원이 증가했다. 그러니 요즘 금융기관이나 기관투자가들은 돈 놓을 곳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이다. 넘쳐나는 시중 단기자금은 인플레이션의 반도 따라가지 못하는 금리라도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그래도 정부나 한국은행은 계속 돈을 풀어야 한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아마 사상 최악의 수치를 보일 것이고,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이 디플레이션보다는 차라리 나은 선택이다. 이 와중에 현금을 들고 있는 다수의 투자가는 대략 난감하다.

그래서 최근 지인들로부터 어디로 투자할지에 대한 문의가 많다. 돈이 이렇게 풀리면 다시 부동산 쪽이 들썩하지 않겠느냐는 희망 섞인 질문이 많은데 필자는 단호히 아니라고 상담해준다. 어떤 상품이든 중장기 가격을 결정해 주는 것은 수급인데 부동산 쪽은 수급 균형이 깨진 상태다. 게다가 인구 감소와 환금성이라는 결정적 하자가 부동산 시장의 발목을 잡을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안전(?)하면서도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금이 대안으로 떠오르는데 이것 역시 녹록지 않다. 보관상의 문제는 그렇다 치고 209년 동안 47배 올랐다. 그것조차 최근 3년 사이 3배가 올랐으니 따지고 보면 206년 동안 겨우 15배 상승했다는 얘기다. 또 금은 다른 원자재와 달리 사용하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축적된다. 그래서 금에 투자할 바에야 ‘유한한’ 원자재에 투자하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 선택이다. 더구나 원자재 가격은 150년간 거의 오르지 않았다. 최근 폭등한 후 다시 추락해 장기 평균 가격 수준으로 돌아갔다. 경기가 회복되면 언제라도 오른다.

또 채권투자도 매력적이지만 ‘안전한’ 채권은 수익률이 세후 3%대다. 소액의 경우 매도 시 제값 받기가 쉽지 않고 여차하면 시장이 사라져 현금화하기 어렵다. 결국 주식이 가치와 환금성에 있어서 가장 경쟁력이 있지만 신물 나는 상황이라 차마 권하지 못한다. 아무래도 삼각지 로터리에서 한참 서성거려야 할 것 같다.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