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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20층 아파트에 공사방음벽 2.5m?

입력 | 2009-03-20 07:09:00


수인선 논현지구 교각공사 소음피해 우려

주민들 돔형 방음벽 요구에 철도공단 난색

“20층이 넘는 아파트에 고작 높이 2.5m짜리 방음벽이라뇨? 이게 말이 됩니까?”

인천 남동구 논현지구 아파트 입주민들이 2011년경 수인선 복선전철이 개통하면 소음 피해가 우려된다며 일반 방음벽이 아닌 ‘돔형 방음벽’ 설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논현지구 입주민들은 지난주 열린 주민 설명회에서 현재 교각공사 중인 수인선 논현택지역(가칭)∼논현 제2고가도로 사이 401.9m 구간에 기존 방음벽 대신 돔형 방음벽 설치를 요구했다.

이 설명회는 주민들의 민원 제기에 따라 마련된 자리로, 인천시 철도시설관리공단 국토해양부 등 관련 기관 관계자들이 함께 참석했다.

현재 논현지구 수인선 구간은 한화 꿈에그린 6단지(982채) 및 신영지웰 아파트 단지(900여 채)와 불과 30여 m 떨어져 있다. 바로 인근에는 주상복합아파트인 대우건설 푸르지오와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아파트 건설 공사가 한창이다.

이들 아파트 단지는 현재 공사 중인 수인선 논현택지역 구간과 불과 30∼5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수인선 개통 시 소음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20층이 넘는 아파트 단지 인근을 지나는 수인선에 설치될 일반 방음벽으로는 소음 피해가 불 보듯 뻔하다는 것.

철도시설관리공단은 수인선 구간을 중심으로 왼쪽에 높이 2m, 길이 402m, 오른쪽 아파트 방향에는 높이 2.5m, 길이 1216m의 방음벽을 설치할 계획이다. 공단 측은 “이 방음벽은 2005년 초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에 따라 결정된 만큼 입주민들이 요구하는 돔형 방음벽 설치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입주민들은 “2007년 12월 입주 후 소음과 미관 등의 피해를 우려해 지난해 6월 민원을 제기했으나 관계 기관의 답변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한화 꿈에그린 6단지 김영성 입주자대표회의 회장(50)은 “공단 측이 ‘아파트 시공사가 돔형 방음벽을 설치하는 데 필요한 사업비를 부담하면 설치를 고려하겠다’고 말하는데 이는 돔형 방음벽을 설치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연수구는 부분 지하화나 돔형 방음벽 설치가 추진되는데 논현지구만 일반 방음벽을 설치하는 것은 공평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공단 측은 m당 100만 원의 공사비가 드는 일반 방음벽보다 20배가량 사업비가 더 드는 돔형 방음벽 설치는 사실상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인천시의회 신영은 의원은 “철도시설관리공단이 환경영향평가상 일반 방음벽도 문제가 없다고 말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른 것으로 정확하지 못한 경우도 많다”며 “주민들이 지하화를 요구하는 것도 아닌 만큼 돔형 방음벽 설치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