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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덕진 출마하면서 선대위장 맡겠다”

입력 | 2009-03-26 02:58:00


‘4월 선대위장-10월 공천’ 정세균 제안에 역공세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25일 전북 전주 덕진에 출마를 하더라도 4·29 재·보궐선거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재·보선을 책임지고 치르겠다는 뜻을 민주당 정세균 대표에게 전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가 전날 회동에서 “출마를 포기하고 선대위원장을 맡아 4·29 선거를 치르면 10월 재·보선 공천을 약속하겠다’는 타협책을 제시한 것과 관련해 이를 역제안한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공세를 취한 것이다.

정 전 장관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나는 15, 16대 총선 때도 오전엔 덕진에서, 오후엔 서울, 경기 지역에서 지원유세를 다녔다”며 거듭 덕진 출마 의지를 밝혔다. 정 대표와 정 전 장관은 전날 회동에서 ‘당심(黨心)’을 놓고 한동안 설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장관이 “당심은 당원과 지지자의 의견”이라고 주장하자 정 대표는 “지금은 전당대회를 개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지도부의 의견을 당심으로 봐야 한다”고 맞섰다고 한다.

정 전 장관은 25일 김원기 전 국회의장, 문희상 국회부의장을 잇달아 만나 덕진 출마를 결심한 배경을 설명하며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당 원로의 지원을 이끌어내 당 지도부의 ‘공천 불가’ 방침을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김 전 의장은 “나는 이제 정치를 떠났다”며 “당 안팎으로 어렵고 중요한 시기인 만큼 끝까지 당 지도부와 합의를 모색해야 한다”는 ‘원론적’ 견해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문 부의장도 “지금은 당이 화합하고 단결할 때로 무소속 출마 같은 얘기가 나와서는 안 된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장관은 26일엔 박상천 전 민주당 대표를 만날 예정이며 조세형 전 새정치국민회의 총재권한대행도 곧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정 대표는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며 “정 전 장관이 당 원로들과의 접촉면을 넓히면 (지도부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선 최고위원도 “정 전 장관이 하루아침에 출마 문제를 번복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당의 원로들을 만나다 보면 설득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자 회동 이후 정 대표와 정 전 장관 간의 거리는 한층 더 멀어진 분위기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