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채권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다. 단기 상품은 금리가 너무 낮고 주식은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금리가 다소 높은 회사채가 자연스럽게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투자 교과서에도 부동산, 채권, 주식에 각각 자산의 3분의 1을 투자하는 것이 분산 투자의 황금 비율로 소개되고 있다.
그러나 막상 채권에 투자해 보면 채권 가격의 구조부터 매매의 특이성 등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우선 채권 거래는 공개 시장이 있지만 중개 회사인 증권사 창구에서 대부분의 거래가 이뤄지는 점두(Over the Counter)시장이다. 따라서 회사별로 수익률에 다소 차이가 있다.
또 채권 가격은 2개 이상의 복수 채권평가기관이 매일 고시하는 채권 가격을 평균해 산출하고 같은 신용등급의 채권이라도 시장의 수급에 따라 수익률이 상당히 차이 날 수 있다.
게다가 채권 종류별로 계산이 복잡하고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은 주가와 연계되어 변동되기 때문에 투자에 익숙해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아무튼 가격 계산은 전문가에게 맡기더라도 개인투자자들은 채권에 투자하기 전에 최소한 다음의 세 가지 사항을 숙지해야 한다.
첫째, 일반적으로 국채나 공공채권을 제외하고는 만기 전에 되팔기가 쉽지 않다. 창구에서 판 채권을 다시 사 주는 조건을 제시하는 판매사가 있지만 이는 예외적이다. 따라서 채권은 거의 만기까지 보유한다는 생각으로 매수해야 한다.
둘째, 채권 시장은 금융기관 사이에서 100억 원 단위로 거래되는 도매 시장이기 때문에 소액을 매매하는 개인들에게는 당연히 소매가격이 적용된다. 쉽게 얘기하면 비싸게 사야 하고 싸게 팔아야 한다. 최근 소매가격은 일반적으로 도매가격과 비교해 1% 정도 차이가 난다.
셋째, 채권 가격은 금리가 오르면 떨어지고 금리가 하락하면 올라간다. 그러나 만기 시까지 보유하면 중간 시세의 변동과 상관없이 최초 매수 수익률이 그대로 유지된다. 오늘 3년 만기 회사채를 5%에 매수했다면 향후 3년간 연 수익률이 5%가 나온다는 얘기다.
금리가 역사상 최저점을 형성하고 있는 지금, 즉 채권 가격이 사상 최고를 호가하고 있을 때 채권 투자가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다.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