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기후 문화 산책-생활 속 기후 여행/이승호 지음/296쪽
·1만6000원·푸른길날씨를 예측하는 게 점점 힘들어지는 세상이다. 예측 불가능한 날씨가 반복되다 보니 머지않아 이상기후가 ‘이상’이 아닌 ‘정상’이 될 날을 걱정하는 것도 사실. 건국대 지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변덕스러운 날씨를 이해하기 위해 일단 기후와 날씨의 차이부터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후는 날씨와 다르다. 일기장 어느 난에도 기후를 적는 공간은 없다. 특정 지역에 오랜 시간에 걸쳐 나타나는 기상 상태인 기후는 한마디로 그날그날 날씨들의 평균값이라는 뜻. 적어도 인간의 한 세대를 의미하는 30년 이상을 평균한 값을 기후라고 부를 수 있다.
인간이든 식물이든 오랜 세월 그 같은 기후에 적응하는 모습으로 바뀌어왔다. 하지만 그렇게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기후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봄에 유독 산불이 많은 이유를 비롯해 여름철 소나기가 잦은 이유, 가을 하늘이 높은 이유, 겨울에는 왜 추울까 등등 저자는 우리가 당연시해 온 기후 현상을 제주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경험을 통해 알기 쉽게 설명한다. 더불어 까대기, 풍채, 뜨럭, 이문간, 올래, 우딸 등 한반도 기후에 적응한 가옥 구조물과 한민족의 문화 등을 소개한다.
기상청 홈페이지가 아닌 맨눈으로 날씨를 예측해보고 싶다면 ‘쉽게 찾는 날씨’(현암사)를 보자. 왕립 천문학회와 기상학회 연구원 출신의 스톰 던롭은 하늘을 관측하는 데 필요한 구름 강수 등 기초지식과 카메라로 하늘을 촬영하는 법을 가르쳐준다. 코로나, 무리, 환일, 천정호, 극광이나 로켓운, 유성운 등 평소 보기 힘든 기상 현상도 알려준다.
현대 사회 날씨의 가치를 경영학적 관점으로 푼 ‘날씨 경영: 하늘에서 돈이 옵니다’(매일경제신문사)도 있다. 오랫동안 기업들의 기상컨설팅을 해온 저자는 기업들이 날씨를 통해 매출 및 부가가치를 올리는 방법을 알려준다. 날씨 경영을 통해 재해율을 절반으로 감소시킨 현대건설, 예약 취소율을 낮췄던 양지파인리조트, 143억 원을 절감했던 농업기반공사 등의 사례가 실렸다.
아이들에게 날씨뿐만 아니라 그림에 흥미를 갖게 하는 책으로는 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이 쓴 ‘날씨로 보는 명화’(작은책방)를 꼽을 수 있다. 고야, 컨스터블, 터너, 밀레, 고흐, 모네 등 유명 화가들의 그림을 날씨별로 나누어 소개한다. 그림에 담긴 날씨에 대한 일화와 화풍, 화가의 삶 등을 쉽게 설명해준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